소형 건설기계 세계 1위 업체인 두산밥캣(241560)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업 생산성을 기존 대비 8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인 자율화 장비가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을 확보한 기업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스캇 박(사진) 두산(000150)밥캣 부회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올해 사업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 부회장은 "기존 주력 제품군에 연결성, 전동화, 무인화를 접목시켜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에 없는 제품이나 부품, 배터리 등 필요한 기술을 가진 기업 지분을 인수하거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캐터필러를 비롯한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들이 최근 무인 자율화 장비 개발을 위해 여러 기술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는 만큼 두산밥캣도 시장 선점을 위한 협력에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두산밥캣의 수장을 맡고 이끌고 있다. 그가 CEO를 지낸 10년 간 두산밥캣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3배가 뛰는 괄목한 성장을 이뤘다. 특히 소형장비와 물류장비, 농업·조경용 장비, 어태치먼트 등 4개의 주요 사업군에서 각각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밥캣은 올해 무인 자율화 장비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기계가 작업하며 수집한 데이터를 가지고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게 만드는 신제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CES에서 선보인 AT450X가 AI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농업 소프트웨어 업체 에그토노미와 공동 개발한 AT450X는 업계 최초로 AI 기술을 적용한 무인 트랙터다. CES 미디어데이에서 좁고 비탈진 포도 밭을 주행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청중들이 기립 박수를 치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AT450X는 아직 상용화 전인데도 미리 구매해서 사용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라며 "무인 잔디깎이도 곧 출시해 조경용 장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밥캣의 실적 성장세도 올해를 기점으로 더 가파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9조 7624억 원, 영업이익 1조 3933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3~5년 간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빠르게 성장궤도에 올라섰다"며 "올해 경제 상황은 좋지 않지만 세 가지 신기술 테마를 적용하면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