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우즈(WOODZ)가 군 입대를 3일 앞두고 공연으로 팬들을 만났다. 지난해 4월 장충체육관에서 시작한 그는 같은해 10월에는 올림픽핸드볼경기장, 그리고 잠실학생체육관까지 차근차근 규모를 키워 나가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오는 군 입대로 잠깐의 이별을 앞둔 우즈는 홀로 무려 30곡의 세트리스트를 폭발적으로 끌어나가며 아쉬움을 달래고, 미래를 기약했다.
지난 19일 저녁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가수 우즈의 단독 콘서트 '우즈 월드 투어 '우리' 피날레(WOODZ World Tour 'OO-LI' FINALE)'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4월부터 이어온 장기 프로젝트 '우리'의 마침표가 되는 공연이다. 우즈는 그간 '우리' 월드 투어를 통해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오사카, 도쿄, 방콕, 멕시코, 리마, 산타이고, 상파울루 등 11개 도시를 순회하고 지난 10월 서울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우즈의 공연은 이미 K-팝 팬덤 사이에서는 '고퀄리티' 무대로 정평이 나 있다. 풀 밴드 사운드와 록 기반 음악, 우즈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어우러져 마치 록 페스티벌에 온 것 같은 '흥'을 선사한다. 우즈는 커진 공연장의 규모에 맞춰 다양한 특수 효과와 연출, 새로운 세트리스트로 2년간 그를 기다릴 팬들에게 깊은 추억을 선사했다.
◇입대 전 마지막 공연..."오늘만을 위한 세트리스트" = 앞서 우즈는 오는 22일 입대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이번 공연은 지난해 10월 서울 공연의 앙코르 격이자, 19일 기준으로 군 입대 3일 전 팬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됐다. 우즈는 "돈 아깝지 않은 무대 많이 준비했다. 오늘 세트리스트가 정말 많다. 차근차근 해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오늘 세트리스트는 지난 공연과는 아예 다르다. 오늘 세트리스트는 오늘 밖에 없다. 제가 (군대에) 갔다 오면 앨범을 내고 새로운 세트리스트가 만들어질 거다. 특별한 날을 재미있게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공연은 전 공연과는 사뭇 다른 세트리스트로 전개됐다. '엑시던트(Accident)', '리바운드(Rebound)', '와이키키(Waikiki)', '블레스 유(Bless You)', '투세(Touche)', '주마등' 'Dirt On My Learther' 등 이전 공연에서 선보이지 않은 곡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이에 더해 우즈는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만든 미발매곡 '브라이트 라이트 플리커(Bright Light Flicker)', 신곡 비하인드(Behind)' 등 이번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세트리스트도 선보였다. 지난 공연 이후인 12월 정식 발매된 곡 '암네시아(AMNESIA)'도 등장했다. 신곡을 끝낸 우즈는 "많이 다르죠? 똑같은 거 하는 거 안 좋아하니까"라며 여유롭게 웃었다.
◇장충→핸드볼→학체까지...성장의 1년 = 우즈는 이번 월드 투어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장충체육관에서 월드 투어를 시작한 그는 지난 10월 올림픽핸드볼경기장, 이어 잠실학생체육관까지 차근차근 규모를 키워왔다. 장충체육관 좌석수는 4000여 석, 학생체육관은 1만여 석으로 그 차이가 확연이 드러난다. 우즈는 "일 년 동안 공연장이 커졌다. 장충, 핸드볼, 그리고 실내 체육관까지 가게 됐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여러분 덕에 성황리에 공연을 시작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커진 규모에 맞게 다양한 연출과 효과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본 무대와 돌출 무대 모두 리프트 무대가 설치됐고, '엑시던트' 무대에서는 돌출 무대가 3층 객석 높이까지 올라가며 아찔하고도 화려한 광경을 연출했다. '후 노(Who Know)' 등의 강렬한 무대에서는 스크린 효과는 절제하되 레이저 조명으로 색감을 살렸다. 우즈는 객석 양옆으로 길게 나 있는 돌출 무대를 자유자재로 누비며 팬들과 소통했다. '아무 의미', '리바운드' 등 발라드 공연에서도 돌출 무대와 본 무대를 오가는 등 넓어진 공연장을 적극 활용했다.
우즈의 성장에 함께한 무즈(팬덤명)의 '떼창'은 넓은 공연장에서도 변치 않는 기세를 자랑했다. 이들은 곡 '풀(POOL)', '멀티플라이(Multiply)'에서 여성 가수의 피처링 파트를 떼창해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했다. 우즈는 "다들 노래를 너무 잘한다"며 엄지를 치켜 들었다. 이에 더해 팬덤은 '범 범', '난 너 없이' 등 음악 방송 활동을 한 각 앨범 타이틀곡에 대해서는 우레와 같은 응원법으로 공연장을 달궜다. 지난 공연에서 자체 앙코르를 진행했던 '드라우닝'에서는 이전보다 더 큰 떼창이 나왔다. '방아쇠'에서도 팬들의 요청으로 무려 네 번의 자체 앙코르가 이어졌다.
◇"건강만 하시길" 입대 D-3, 뭉클한 당부 =
공연 말미 우즈는 신나게 달려온 분위기를 정리하고, 입대를 앞둔 심정을 밝혔다. 우즈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을 지그시 감고 "지금이 아니면 말을 못 할 거 같다. 합주하는 내내 연습하는 내내 많이 담아뒀다. 제가 잠깐 1년 반 동안 (군대에) 가 있어야 하지 않나"며 "갔다 오는 동안 건강하게 지내라. 근데 뭐 생각해 보면 엄청 멀리 가는 건 아니다. 잠깐 다른 일을 1년 반 동안 하는 거다.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쉬울 수도 있는 시간이 지나갈 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진짜 제가 바라는 건 하나다. 맨 처음에 말했듯 여러분이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는 거다. 제가 거기에 당분간 보탬이 될 수 없다는 게 슬프지만, 다녀와서 언제나 똑같은 곳에서 기다릴 거다. 나를 떠났다면 다른 곳에 있을 거고, 떠나지 않았다면 영원히 같이 할 거니까 걱정 말라. 다시 만날 수 있길 빈다"고 장난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즈는 "오늘은 꽤나 특별한 공연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공연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1년 반 뒤에도 똑같이 소년 같은 모습으로 보고 싶다. 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 나의 30은 나의 20보다 좋을 거다. 저는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도, 제 주변인도, 회사 분들도, 여러분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괜찮다. 의연하게 다녀오겠다"며 '주마등'을 불렀다. 팬들의 떼창에 결국 눈물을 글썽인 그는 앙코르 마지막 곡 '저니(Journey)'로 공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