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대 증원 반드시 막는다” 의협, 오늘 대통령실 앞 규탄대회

15일 오후 7시 서울시의사회 궐기대회 예고

16개 시도의사회 전국 곳곳에서 동시 다발 집회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이다. 성형주 기자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이다. 성형주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막기 위한 투쟁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의협 회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7일 제1차 회의를 갖고 향후 투쟁방안과 로드맵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불합리한 의대 증원 추진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지난 6일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직후 이필수 회장 사퇴와 동시에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 7일 대의원 총회에서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설치를 의결했고, 9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하며 대정부 투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협 비대위는 투쟁위, 조직강화위, 대외협력위, 언론홍보위 등 분과 위원회와 법률지원단, 종합행정지원단 등으로 구성된다.

오는 16일까지 비대위원 구성을 마무리한 다음, 17일로 예정된 1차 회의에서 구체적인 투쟁 방안과 로드맵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16개 시도의사회는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13일 인천과 부산시의사회를 필두로 14일 오후 경기도의사회가 휴진하는 방식으로 시위에 나섰고, 대구시의사회는 자체적으로 비대위 출범식을 진행하며 투쟁 결의를 다졌다. 경기도의사회는 당분간 매주 대통령실 앞에서 수요 반차 휴진 투쟁 집회를 갖는 형태로 궐기대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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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15일) 저녁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예고한 서울시의사회를 필두로 광주광역시·전라남도의사회(오후 6시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 대전광역시의사회(오후 12시 30분 대전시의사회관), 울산광역시의사회(오후 1시 국민의힘 울산시당 앞), 강원도의사회(오후 2시 강원특별자치도청 앞), 충청북도의사회(오후 1시 국민의힘 충북도당 앞), 충청남도의사회(오후 7시 30분 충남의사회관), 전라북도의사회(오후 1시, 전주 풍납문 광장), 경상북도의사회(오후 7시, 경북의사회관), 경상남도의사회(오후 7시 국민의힘 경남도당 앞), 제주도의사회(오후 7시 제주특별자치도청 앞)가 동시 다발적으로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증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시도의사회가 외래진료를 마친 저녁시간이나 오후 반차 형태로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는 만큼 당장은 휴진으로 의한 국민들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오는 17일 회의에서 투쟁 방안이 구체화됨에 따라 일선 진료현장에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의협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 발표 이후 총파업 등 집단행동을 불사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아직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대위는 파업 시 가장 파급력이 큰 집단으로 지목되며 보건당국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전공의단체나 의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도 긴밀히 소통하겠다면서도 어떤 형태로 연대할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의대 증원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데다 총파업 등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에 대한 여론이 싸늘한 만큼 그동안 의협이 내세웠던 의대 증원 반대 논리를 되풀이하며 의대 증원의 불합리성을 알리는 데 집중하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우리나라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보다 낮다는 이유로 의사 부족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의사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의대 2000명 증원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대국민 홍보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TV 등을 통한 공개토론을 수락하면 응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인숙 전 국회의원(울산의대 명예교수)은 "하루아침에 의대 정원을 167%가량 늘린다는 건 ‘국민 밉상’인 의사를 희생양 삼아 총선 전에 표심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밥그릇 싸움이라고 폄하하지 말아달라. 의사를 위한 투쟁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투쟁이다. 나라가 망할 위기라 의사들이 나선 것"이라고 호소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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