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등 후배들과 다투는 과정에서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다는 외신 보도의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이강인 기용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1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재임 시절 이강인 기용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벤투 감독의 과거 행보가 회자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벤버지(벤투+아버지)는 다 알고 있었나 보다", "벤투 재평가 시급하다", "벤투는 개인 실력보다 원팀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묵묵히 걸어갔다" 등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9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1년 6개월 만에 A매치 대표팀에 발탁된 이강인은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지만, 교체 명단에만 이름을 올린 채 벤치에만 머물렀다.
벤투 감독의 이강인 기용 논란은 평가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강인은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장을 채운 6만여명은 "이강인"을 연호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팬들 외침에도 불구하고 경기 중 선수 5명을 교체하면서도 이강인을 외면했다.
당시 벤투 감독은 "경기 중에 팀이 어떤 부분을 필요로 하는지 분석하는데, 이강인보다 다른 선수들을 투입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며 "A매치 2경기 모두 이강인이 출전하기 적합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손흥민 역시 "강인이는 좋은 선수"라면서도 "강인이만을 위한 팀이 되면 안 된다. 감독님도 분명히 생각이 있으셨을 거다. 그런 결정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벤투 감독을 감쌌다.
앞서 영국 매체 더선은 14일(현지시간)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 전날 한국 축구대표팀내 마찰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내용을 보면 당시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은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을 빨리 먹고 자리를 뜨려고 했고, 팀 결속을 다지는 식사 자리를 빨리 떠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손흥민이 이를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결국 손흥민은 손가락 2개를 붕대로 감은 채 요르단전을 치렀다.
이와 관련,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더선의 보도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라며 공식적으로 ‘하극상 논란’을 인정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축구 팬들이 제게 보내준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