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대중 견제 움직임 속에 중국이 8년 연속 지켜온 독일의 최대 교역국 지위를 미국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15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중국이 2016년 이후 독일의 최대 무역 파트너였고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이런 추세가 이어졌으나 올해는 미국이 중국을 대체해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독일 연방 데이터청의 예비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독일의 대중 수출입 무역 총액은 2531억 유로(약 363조 원)로 집계됐다. 이어 미국이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다. 독일과 미국의 양자 간 무역 총액은 2523억 유로(약 361조 원)로 중국과 8억 유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최근 추세로 보면 올해 중국과 미국의 자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부쩍 높아졌다. 중국과 독일의 지난해 무역 총액은 2022년에 비해 15.5% 감소했지만 미국과 독일의 무역 규모는 1.1% 증가했다. 2023년 독일의 대중 무역적자는 584억 유로인 반면 독일은 미국에 635억 유로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으로 수출을 기반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수출의 경우 중국이 미국·프랑스·네덜란드에 이어 4위를 차지하지만 수입은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하고 있다. 문제는 독일이 주로 수출하는 자동차·기계·전자장비·화학 분야가 중국 내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 향상으로 인해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면 수입은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부담이 커지는 실정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독일은 적자가 늘어나는 중국과의 교역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도 디리스킹(위험 회피)을 앞세워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독일은 중국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독일의 대중 직접투자는 4.3%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4월 15~16일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