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인질들이 억류돼있다는 첩보에 따라 가자지구 내 유일하게 운영 중인 대형 병원을 습격했다. 이에 환자와 의료진들이 남은 병원이 아수라장이 됐지만 인질들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15일(현지 시간) 영상 성명에서 “하마스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인질들을 붙잡고 있거나 사망한 인질의 시신이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며 “이에 따라 병원 내부에서 정밀하고 제한적인 작전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침공해 납치한 후 억류 중인 인질 130여명 중 최대 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아직 나세르 병원에서 인질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병원 수색 과정에서 수십명의 테러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들 가운데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습에 참여했던 하마스 대원과 구급차 운전기사 등도 포함됐다. 병원 경내에서 폭발물과 박격포 등 무기도 발견됐다. 하가리 대변인은 "가자시티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과 란티시 병원, 알 아말 병원 등 가자지구 내 모든 병원에서 그랬듯 하마스는 체계적으로 병원을 테러 근거지로 활용한다"고 주장했다.
나세르 병원은 현재 가자지구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대형병원이다. 현장의 의사들과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스라엘의 병원 포격을 규탄했다. 나세르 병원의 의사 아미라 아술리는 WSJ에 이날 새벽 4시경 중환자실이 포격을 받았고 그 직후 이스라엘군이 병원에 대피 중인 수천 명에게 피신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아술리는 “이스라엘군은 안전한 통로가 있다고 했지만 전혀 안전하지 않았다”며 창밖에서 총소리와 포격 소리가 나고 났다고 호소했다. 한 익명의 외상 외과 의사는 CNN에 탈출하려 했던 8명이 총격을 받았으며 부상자 중에는 병원 입구에서 총 4발을 맞은 16세 소년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소속 의료진이 환자들을 남겨두고 나세르 병원을 떠났으며 의료진 중 한 명이 병원 밖에 대피하는 사람들을 조사하기 위해 검문소를 세워둔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측은 병원을 포위한 채 병원 내에 있던 환자와 피란민 8천여명을 피신시켰으며 병원에 의약품과 산소통, 발전용 연료 등을 공급해 치료 활동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