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K의료기기 'AR안경' 美병원 뚫었다

■벤처블릭이 키운 메디씽큐, 메드트로닉과 공급 계약

눈 앞에서 고화질 의료영상 재생

어지럼 없어…12시간 수술도 가능

벤처블릭 '단계별 맞춤 지원' 주효

올 200억 펀드 조성해 투자 확대

이희열(오른쪽) 벤처블릭 대표와 임승준 메디씽큐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벤처블릭이희열(오른쪽) 벤처블릭 대표와 임승준 메디씽큐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벤처블릭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인 미국 내 주요 병원에서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개발한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하고 수술에 나서는 의사들의 모습을 앞으로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됐다. ‘메디씽큐’가 세계 최대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과 미국 전역에 의료용 증강현실(AR)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면서다. 이러한 성과에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육성 전문 업체인 ‘벤처블릭’의 맞춤형 지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희열 벤처블릭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1호 육성 기업인 메디씽큐와 같은 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 성과 및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국내 의료기기가 미국 수술실에서 쓰이는 사례는 보기 드물다”면서 “지금까지 한국 스타트업은 플랫폼 기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비중이 높았지만 메디씽큐는 기술 기반 국내 1호 헬스케어 유니콘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8년 설립된 메디씽큐는 지난달 메드트로닉에 의료용 AR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스코프아이(SCOPEYE)’를 미국 전 지역에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제품은 별도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의료진이 기존에 사용하던 영상 의료기기를 연결해 눈앞에서 고화질의 생동감 있는 의료 영상을 보며 편안한 자세로 수술 및 시술 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스코프아이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프랑스·영국 등 30개국의 60곳 이상 병원에 수출된다. 국내에서도 서울아산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등 5곳의 대형 병원에서 이 제품을 사용 중이다. 임승준 메디씽큐 대표는 “메타(옛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선보인 스마트글라스는 산업용이나 가정용으로 만들어진 반면 메디씽큐 제품은 의료용으로 특화돼있다”면서 “스코프아이를 쓰고 수술을 진행하면서 어지러움을 호소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고 12시간 동안 수술한 의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올해 회사 전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배 가량 성장한 130억 원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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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 대표가 창업 2년 만에 낸 성과로 벤처블릭의 메드테크(MedTech) 혁신이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벤처블릭은 메드트로닉, 머크, 바이엘 등 글로벌 제약사 및 의료기기 회사에서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을 지낸 이 대표가 2022년 설립한 업체다. 50여 개 국 2000여 명에 달하는 전문 의료인과 헬스케어 전문가로 구성된 대규모 글로벌 헬스케어 자문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한다. 성장 단계별 유망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 투자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맞춤형 원스톱 솔루션 ‘슈퍼 인큐베이터’를 운영한다.

이 대표는 “메드테크 혁신을 위한 3가지 핵심 요인은 시장 니즈 초기 단계 파악, 즉시 활용 가능한 리소스 및 전문 지식, 빠른 시장 진입 및 확산”이라며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검증 및 투자유치, 전략 개선 및 정교화, 투자자 설명회(IR) 피칭 강화 및 인지도 향상 등을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씽큐의 의료용 AR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스코프아이(SCOPEYE)’. 사진제공=메디씽큐메디씽큐의 의료용 AR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스코프아이(SCOPEYE)’. 사진제공=메디씽큐


벤처블릭은 이제 2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벤처펀드를 조성해 ‘제 2의 메디씽큐’를 길러낼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 안에 펀드를 조성해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헬스케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조력자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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