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과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범정부 대응을 강화한다. 이번 사태를 국가적 재난·위기 상황으로 판단한 것이다.
22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다. 이 회의에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날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23일 보건의료위기 단계를 기존 '경계'에서 최상위인 '심각'으로 올리기로 했다.
앞서 복지부는 이달 6일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한 직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을 설치하고,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경계'로 올린 바 있다. 위기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이다.
21일 오후 10시 기준 전체 전공의 대부분이 근무하는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체 전공의 규모 1만3000명을 감안하면 70% 이상이 사직서를 낸 셈이다. 이들 100개 병원에서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8024명으로, 하루 전보다 211명 늘었다.
복지부는 그동안 미복귀자에 대한 의사면허 정지 등 행정조치 방침을, 법무부와 검찰·경찰은 주동자 구속수사 원칙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집단행동에 참여하는 전공의 규모가 커지는 등 사태가 더욱 확산하자 관계부처 간 공조를 통해 대응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총리 주재 회의체인 중대본을 열어 여러 관계 부처와 지자체를 아우르는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현재 의대 정원은 30년 전인 1994년보다도 적고, 국민 여론은 증원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만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를 거부할 권리는 없다. 무리한 증원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