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산업은 오랫동안 소득수준이 높은 미국이나 유럽 사회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년 전부터 남해안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요트나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인구 최대 밀집지역인 수도권과는 접근성이 떨어져 아쉬움을 샀다.
시흥시가 조성 중인 해양레저 클러스터는 수도권에서는 처음 만들어지는 해양레저산업 복합단지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요트와 서핑, 다이빙 등 다양한 해양레저와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해양생태 연구단지와 관상어 집적단지까지 더해지며 관련 산업 발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흥 해양레저 클러스터의 중심에는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거북섬이 자리하고 있다.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 이 인공섬을 시흥시는 미래비전 보고로 지목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극복하고 생명의 호수로 부각되는 시화호를 품은 거북섬을 통해 시흥시는 과거를 학습하고, 현재를 가꾸며, 도시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시흥시는 지난 2018년부터 거북섬을 포함한 시화MTV에 해양레저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해양레저시설과 마리나, 생활형 숙박시설까지 집약된 스페인 휴양명소 코스타 델 솔 등 지중해 휴양지로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거북섬은 이미 해양레저와 휴양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수도권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최대 인공서핑장을 필두로 딥다이빙풀, 요트를 즐길 수 있는 마리나시설 등이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는 지난 2020년 운영을 시작했다. 길이 220m, 폭 240m 크기로, 서프존과 워터파크, 키즈존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한국 최초로 월드서프리그(WSL) 퀄리파잉 3000대회를 개최하며 시설의 우수성을 대 내외에 널리 알렸다. 딥다이빙풀은 지난해 개장했다. 최대 35m 깊이로 초심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시흥시는 거북섬을 중심으로 다양한 숙박시설을 조성 중이다. 지난해 21층 275실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이 문을 열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15층 162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284실 규모의 숙박시설이 추가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거북섬의 즐거움은 해양레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단위 관광객부터 친구, 연인들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즐비하다.
지난해에는 루프탑에서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풀과 트릭아트가 있는 보니타가가 개장했다. 1000평 규모의 키즈카페 브레드이발소는 이미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간으로 입소문이 났다. 인구 유입이 많은 스트리트몰도 조성돼 있어 쇼핑과 미식을 즐기기에도 좋다.
마리나 시설은 거북섬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90선 석의 계류시설과 3층 규모의 클럽하우스가 계획돼 있다. 시화호로 뻗어나가는 300m 길이의 경관브릿지는 시화호의 특유의 정취를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거북섬은 봄부터 겨울까지 각종 축제가 이어져 시민들은 일상에서 쉼을 누리고 있도록 했다. 2020년 웨이브파크를 시작으로 해양레저 시설들이 조성되면서 거북섬은 축제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는 거북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고, 시민과 인근 상인들이 함께하며 지역을 살리는 상생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봄부터 시작된 버스킹 공연 ‘wave of music’을 시작으로 여름 내내 진행된 ‘시흥 물수제비 영화제’ 등이 이어졌다. 거북섬 야외광장에서 열린 물총축제는 MZ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고, ‘알로하 거북섬 페스티벌’은 하와이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고, 국내외 정상급 하와이안 문화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올해는 거북섬 사계절 축제가 총 4회 진행된다. 계절별 콘텐츠를 통해 거북섬의 다양한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각종 스포츠 행사도 예정돼 있다. 시흥시장배 전국 서핑대회와 월드서프리그(WSL) 시흥코리아오픈 국제서핑대회가 예정돼 있다. 6월에는 젊은 세대들을 열광케 할 시흥 브레이킹 배틀도 개최된다. 시화호를 배경으로 하는 거북섬 걷기 한마당과 시흥시 전국 하프마라톤대회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팬데믹 이후 주목받고 있는 거북섬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시는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거북섬 활성화 전담팀을 신설하고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에 나섰다. 또한 거북섬 동(洞)을 신설해 지역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민간, 전문가 및 ’거북섬 발전위원회‘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거북섬이 지역경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양레저 클러스터인 거북섬의 색깔을 더욱 확고하게 나타내기 위해 시는 올 하반기 중소벤처기업부에 거북섬 지역특화 발전특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는 '지역특화발전 사업계획 수립 및 시화MTV 특구지정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시흥시 측은 “올해를 대한민국 대표 환경브랜드 시화호의 세계화 원년으로 삼아 시화호의 환경복원의 역사를 통해 거북섬과 시화호가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라며 “시화호의 환경자원과 거북섬의 해양레저 인프라가 시너지를 낸다면 이곳은 해양레저 성지이자 대한민국 에코투어리즘 대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