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연일 기록적인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특수를 누리는 엔비디아의 호 실적은 이제 시작 단계라는 관측들이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만 주가가 3배 넘게 올랐는데 올해도 60% 이상 뛰자 고점 논란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현 엔비디아 주가는 예년에 비하면 부담이 덜한 상태라고 진단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 및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0.36% 오른 788.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개장 초 823.94달러까지 오르면서 회사의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주가가 16.4% 폭등한 전 거래일에 연이은 상승세였던 것이다. 현재 미국 상장기업 중 시총이 2조 달러를 넘어선 곳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밖에 없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일 년 간 주가가 세 배 넘게 뛰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승률도 벌써 63.63%에 이른다. 미 증시 대표 지수 S&P500이 연초 이후 7.29%의 상승률을 기록 중인데 이 중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몫이 약 4분의 1 수준이다. 올해 S&P500의 상승률도 지난 10년의 기록 중 두 번째로 좋은 성과인 데 그 중 엔비디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AI 특수에 힘입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4분기에 221억 달러의 매출과 123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앞서 밝힌 바 있다. 1년 전의 매출이 약 60억 5000만 달러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시장 반응은 과도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나온다.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를 장악한 탓에 엔비디아는 AI 열풍의 최고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소위 AI 강세론자들도 엔비디아의 실적이 놀랍다고 평가한다.
특히 AI 열풍은 이제 초기 단계일 것이라는 판단이 엔비디아 주가를 더 끌고 올라가는 모습이다. 이에 하루에 10% 이상이 뛰는 급등세를 기록한 뒤에도 투자자들은 추가 수익 기회를 노는 분위기다. 이에 일부는 옵션 거래에 나서거나 고수익 ETF를 매수한다. 실제 지난 23일 가장 활발했던 옵션 거래는 800달러 또는 850달러로 상승에 베팅하는 콜 옵션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 주가의 2배 수익을 내는 ‘그래닛셰어즈 2X 롱 NVDA 데일리 ETF’에도 지난 한 달 간 2억 6300만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WSJ는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AI와 관련한) 호황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면서 “엔비디아의 가치가 2조 달러를 넘어서는 동안 방관만 해온 투자자들 사이에서 놓칠 수 있다는 극심한 두려움도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엔비디아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주가가 많이 오른 건 사실이지만 예상되는 실적 전망치와 견주면 부담을 예전보다 덜게 됐다는 분석도 많다.
이날 외신들은 현재 엔비디아 주가가 12개월 선행 PER 약 32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1년 전 주가는 선행 PER 49배에서 거래됐다. 엔비디아의 10년 평균 PER도 35배 수준이다. 지난해 PER 60배 이상으로 치솟은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현재 주가는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