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꼴찌 친명’ 올리고 분구 무산에…"민주당 두고보자" 순천·광양 민심 이상 기류 [호남행 총선열차]

불과 며칠 사이 정권심판서 민주당 심판론

"한 번 속지 두 번 안 속는다" 분구에 분노만

지지율 1위는 모두 배제 "오만함 여전" 비판

'친명' 겨냥 민주연합 수면위 정가 요동치나

지난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3월 전남 순천시 해룡면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순천시청 앞에서 광양시로 병합된 선거구 획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경제 DB지난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3월 전남 순천시 해룡면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순천시청 앞에서 광양시로 병합된 선거구 획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경제 DB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전남 순천(순천·광양·곡성·구례갑)·광양(순천·광양·곡성·구례을) 민심이 들끓고 있다. 지난 2일 찾은 순천·광양 민심은 글로 옮겨 적지 못할 정도로 들끓었고 분노의 찬 목소리로 가득했다. 이 두 지역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정권심판이 우세한 지역이었지만, 민주당의 말 뿐인 ‘시스템 공천’과 지난 21대 총선에서 딱 한 번 뿐이라고, 한시적 선거구 개편이라고 했던 선거구 분구가 무산되면서 ‘민주당 심판론’이 불거지며 점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이 두 지역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천참사로 무소속 단체장이 탄생한 지역이라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순천갑 민주당 신성식 예비후보가 지난 2월 19일 순천시의회에서 ‘신성식 죽이기 공작정치 중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신성식 예비후보 사무순천갑 민주당 신성식 예비후보가 지난 2월 19일 순천시의회에서 ‘신성식 죽이기 공작정치 중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신성식 예비후보 사무


#갑-진정성에 ‘금’ 진실은 시민이 판단 할 것

지역구 현역인 소병철 의원이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불출마를 선언하더니, 갑작스럽게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소 의원은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순천 일부 정치인들(자신이 공천을 준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 등)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몽니성 발언’으로 지역사회를 들썩이게 만들더니 “순천시민께 제가 약속했던 선거구 분구도 임박해 홀가분한 마음”이라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의 소임은 완수했다고 자부한다”고 자평했다. 이 자평은 하위 20% 설 등 여러 정치적 추측을 뒤로 하고 자신의 명분(총선 불출마)이 옳다는 것을 부각시켜려 했지만, 이 발언은 단 며칠 만에 뒤집혀(선거구 분구 무산) 버렸다. 자연스럽게 소병철 의원의 진성성에 금이 갔고,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신성식 후보는 경선에서도 배제되는 피해자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소병철 의원은 총선 불출마 이유에 대해 “평생 지켜온 자존심을 모멸감으로 산산조각 내면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상대(신성식 예비후보)와 경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소 의원이 신성식 후보를 인정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로 관권선거를 제시하며 수사기관에 고발까지 진행 했지만, 만약 이 부분도 충분한 증거 없이 ‘거짓판명’이 난다면 이제 갓 정치를 시작한 정치신인을 짓밟고 지역사회 분열을 야기 시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의 지난 1일 컷오프 결과에 대해서도 순천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게 일고 있다. 그 이유로 서울시의원을 지낸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당대표 특보를 맡는 등 ‘친명’을 강조하며 선거를 펼쳐왔다. 그럼에도 민주당 예비후보들 중에서는 가장 낮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또 한 명인 손훈모 변호사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가 2018년 탈당 후 무소속으로 순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에 복당한 뒤 지난 2022년 순천시장 선거에서 경선에 참여한 뒤 이번 총선에 도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을-이정현 나오는데, 경쟁력 의구심

옆 동네인 광양은 매번 여론조사마다 지지율 1위를 보인 현역인 서동용 의원이 컷오프 되고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돼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전략 공천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격양된 반응이 나온다.



이 선거구는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돼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전략공천 됐다. 그동안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당내 타 후보들과 비교해 월등히 앞서 왔던 현역 의원을 특별한 사유없이 제외한 것에 대한 설명 조차 없었다. 특히 이번에 전략공천을 받은 권향엽 전 비서관은 4년 전 민주당 경선에서 서동용 의원에게 패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경선조차 치르지 않고 당이 권 전 비서관의 손을 들어두며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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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공천파동이 민주당 입장에서는 본선을 포기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장을 날리기도 한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의원이 전면에 나서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보수 정당 인사로는 호남(순천)에서 처음으로 재선(19·20대) 의원을 지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며 순천·광양 등 지역 현안을 챙겨오며 밑바닥 민심부터 내실 있게 다져왔다.

여기에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번에 전략공천(민주당)으로 발표된 권향엽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이정현 전 의원보다도 낮게 나오는 상황도 나오는 등 이번 민주당의 공천파동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당초 약속을 어기고 위성정당을 결정하며 명분을 세웠던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라는 무색할 정도로 경쟁력 약한 두 지역의 민주당 후보가 본선에게 경쟁력을 발휘할지, 인물론에서도 적합한지에 대한 회의론 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새로운미래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책임위원회의에서 이낙연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28일 새로운미래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책임위원회의에서 이낙연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망=지난 지방선거 맞물린 회오리 속으로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두 지역 후보들이 민주당 공천에서 잇따라 배제되면서 앞으로 이들의 정치적 향방에 대해서도 촉각이 모아진다.

서동용 의원은 입장문 발표를 통해 여성전략특구 지정과 전략공천 결정에 대한 재고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특히 이번 단수로 추천된 후보는 민주당의 영입 인재도 아닐 뿐더러 지난 수 개월 간 민주당 예비후보들과 동일하게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며 경쟁해 온 후보”라며 “전략공천이 성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신성식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추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역인 소병철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민주당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싸늘한 순천 민심을 대변했다.

신성식 후보는 “순천 정치에 정의는 없고 협잡과 사욕만 가득하다”며 “근거도 없는 ‘관건선거’로 발목 잡기, 경쟁 후보를 죽이기 위해 말도 안 되는 ‘거짓선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현역인 소병철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또한 민주당을 향해서는 “순천은 찢겨 광양에 붙이는 선거구 획정과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1등 후보를 빼고 경선에 올리는 폭력을 행사를 하고 있다”며 비판한 뒤 “순천시민들은 21대 총선에서도 낙하산 공천(소병철 의원)으로 중대한 참정권 침해를 받았지만 또 다시 순천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신성식 후보의 메시지는 이번 총선에서 신당과 무소속 출마 등 다양한 정치적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친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 등 ‘친명’을 겨냥한 ‘민주연합’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공천파동과 함께 순천·광양 정가는 지난 지방선거와 맞물려 또 한 번 태풍의 회오리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호남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호남(광주·전북·전남)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53%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에서 67%를 기록했는데, 한주만에 14%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 인터뷰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5.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순천=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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