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형법상 간첩죄의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가기밀을 유출하는 간첩죄의 범위가 적국에 대한 유출로 한정돼 있다. 이것은 1983년 이래 유지되고 있는데, 다른 나라와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도 간첩죄를 강력하게 처벌한다”며 “간첩 행위의 대상을 적국이라는 개념으로 한정하지 않고, 외국이라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적용 범위상 ‘적국’은 북한만 해당된다.
그러면서 “우리의 경우 적국인 북한을 제외한 중국이나 미국 이런 나라에 불법적으로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것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다”며 “2004년경부터 개정안들이 발의돼왔다. 적국이라는 말을 외국이라고 바꾸면 해결될 문제”라고 했다. 이어 “오늘 모시기로 한 김영주 부의장을 비롯한 분들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직접 제기하고, 법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 당은 작년에 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유지했기 때문에 애석하게도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며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 위원장은 범야권 세력이 뭉친 더불어민주연합을 저격해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어제 위헌정당이었던 이석기 대표의 통진당 후신인 윤희숙 진보당 대표께서 ‘수권정당이 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전통의 민주당을 숙주로 내주기로 결정한 이상, 그 말은 더이상 허세나 레토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으로 인해 나올 수 있는 정말 심각한 결과, 국민의 피해, 국가의 피해를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컷오프(공천 배제)를 수용한 임종석 민주당 의원에 대해 “제가 해석할 문제는 아닌데, 관전자로 말하면 민주당에 남아계신 분들은 왜 이리 계산이 많나”라며 “나중에 항상 보면 민주당에 계신 분들은 항상 여러 가지 바둑 두듯이 포석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