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4·10 총선 지원유세의 시동을 걸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후보의 지원사격을 위해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씨와 함께 시장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의 정통성을 앞세워 공천 내홍을 수습하는 동시에 본선 승부에 화력을 쏟아부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곽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존경하는 노 전 대통령의 꿈인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과 제가 꿈꾸는 억강부약의 함께 사는 세상, 대동 세상을 종로에서 곽 후보가 반드시 이뤄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총선 지원유세 첫 대상으로 ‘친노 적자’를 택한 것이다. 이날 일정에는 노 전 대통령의 딸이자 곽 후보의 부인 노정연 씨가 내내 동행했다. 다만 권양숙 여사는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특히 곽 후보 지원을 통해 당의 정통성과 통합을 강조함으로써 공천 갈등을 진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곽 변호사 선거사무소에서 “힘을 합치자. 온갖 희한한 소리가 난무해도 우리는 한발짝씩 앞으로 나아간다”면서 “앞으로도 잠시의 흔들림이 있을지는 몰라도 전진할 것”이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이어 창신시장을 찾은 이 대표는 유권자들에게 ‘정권 심판론’을 부각했다. 이 대표는 “무도한 윤석열 정권 심판할 준비 되셨나. 반드시 심판하자”, “경제에 관심 없는 윤석열 정권에 회초리를 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시장은 이 대표를 보기 위해 몰려든 지지자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대표는 족발집과 약국, 갈빗집 등 시장 곳곳을 돌며 상인들에게 “곽상언을 잘 부탁한다”고 했다.
30분가량 시장을 둘러본 이 대표는 지지자들 앞에 서서 “우리 민주당이 많은 기대에 부족하다. 조금 더 노력하겠다”고 반성문을 썼다. 이 대표는 “그러나 윤석열 정권에게 국회 입법권까지 넘겨주면 지금도 이 모양인데 국가 제도, 법, 시스템을 다 뜯어고쳐 다시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이 나라를 떨어뜨릴 것”이라며 “그대로 방치할 것이냐. 종로에서부터 바꿔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상태가 계속돼도 상관없다면 다시 찍고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생각되면 심판의 표를 던져 쓴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종로는 과거 총선에서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출한 곳으로 선거 때마다 가장 높은 관심이 쏠리는 지역이다. 이번 총선에선 2022년 4월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에 맞서 곽 후보, 개혁신당 금태섭 전 의원까지 ‘법조인’ 3인방이 맞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