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5일 더불어민주당이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호남 지역에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공천 난맥의 결정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전 비서관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 캠프에서 부인 김혜경 여사 수행을 담당한 바 있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와의 유선 인터뷰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특별한 흠결도 없고 의정활동 평가도 나쁘지 않았고 지지율도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전략지역을 선포해 지지도가 한참 낮은 분을 공천했다"며 “그것도 대표 부인을 도왔던 분을 전략공천했다는 것 때문에 주민들이 분노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 1일부터 2일 새벽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을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하고 권 전 비서관을 단수 공천하는 전략공관위의 원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서동용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과정에서 현역인 제게 일체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당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번 공천을 바라보는 호남 민심에 대해 “호남의 정의감으로 볼 때 이런 것들은 용납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교체해야겠는데 민주당이 이렇게 허망하게 망가져가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걱정하고 계실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전남 4선, 전남도지사를 지낸 대표적인 ‘호남 정치인’인 이 대표는 전날 “고향의 마음으로 받아 달라”며 광주 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이 공동대표는 민주당 잔류를 결정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임 전 실장은 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직후인 지난 2일 이 공동대표와 서울 모처에서 만나 새로운미래 합류를 논의했다. 3일 저녁까지만 해도 탈당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전날 아침 돌연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선언하며 잔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 공동대표는 “고통스러웠을 2~3일간 고민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한 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설훈, 홍영표 동지는 오늘내일 중 모종의 발표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훈, 홍영표 의원과 새로운미래 측은 민주당 탈당파들을 규합하는 이른바 ‘민주연대’ 구성을 타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