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월경부터 육아까지…86조 ‘펨테크’ 시장 정복 나선 여성 CEO들

여성의 날 맞아 펨테크 스타트업 여성 대표 소개

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로 1977년 공식화

한국은 40년 후인 2018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돼

라엘·올디너리매직, 직접 경험한 불편함 해소에 집중

카이헬스·이너시아는 기술 기반으로 문제 해결 나서

펨테크 시장 오는 2027년 86조 원으로 성장 전망

백양희 라엘 대표. 성형주 기자백양희 라엘 대표. 성형주 기자




매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 여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진행한 것을 기념하기 1977년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한국은 이보다 약 40년 늦은 2018년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을 통해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해 여성들이 결집한 지 110여 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적으로 ‘펨테크(여성과 기술의 합성어)’ 시장이 성장하며 차별화된 시각으로 여성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접 경험한 다양한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에 도전한 여성들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225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였던 세계 펨테크 시장은 2027년 650억 달러(약 86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여성 대표들이 창업한 펨테크 스타트업도 ‘여심 사로잡기’에 성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이기 전에 소비자로서 월경부터 난임, 육아까지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엘의 페미닌 케어 7종. 사진 제공=라엘라엘의 페미닌 케어 7종. 사진 제공=라엘


◇생리대부터 건기식까지 ‘호르몬 변화’에 집중=글로벌 여성 웰니스(웰빙과 피트니스의 합성어) 케어 스타트업 ‘라엘’은 여성으로서 직접 경험한 월경으로 인핸 불편함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백양희 대표와 2명의 공동 창업자가 함께 설립했다. 7년간 미국 디즈니에서 영화 배급팀 디렉터로 근무했던 백 대표는 유기농 생리대를 비롯한 안전한 여성 용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이에 미국 아마존에 대표 제품인 유기농 순면 커버 생리대를 론칭했으며 6개월 만에 유기농 생리대 부문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를 시작으로 라엘은 호르몬 변화에도 여성들이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생리대부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성 건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들의 첫번째 초경 클래스’를 통해 초경 증상 및 대처 방안 등 기본적인 정보와 월경전증후군(PMS)에 대처하는 방법, 알맞은 월경통 약 복용법 등을 담은 교육 자료를 직접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이혜준 카이헬스 대표이혜준 카이헬스 대표



◇AI로 난임 문제 해결=산부인과 의사 출신인 이혜준 카이헬스 대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난임 문제 해결 솔루션 ‘비타 엠브리오’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난임 부부가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임신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최상의 배아를 선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의사의 개인적인 판단이 아닌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난임 시술을 진행할 수 있어 현재 30%에 불과한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



이 대표는 난임 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근무했을 뿐만 아니라 7년간 헬스케어 테크 분야에서도 종사한 경험을 살려 카이헬스를 창업했다. 그는 “의사로서 직접 난임 시술을 진행하며 경험에 의해 이뤄졌던 의사결정들이 데이터 기반으로 객관화된다면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헬스케어 테크 회사를 다니며 IT 기술에 대한 감각을 키워 창업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효이 이너시아 대표김효이 이너시아 대표


◇친환경 흡수체 개발해 ‘소셜임팩트’ 입증=카이스트 박사 과정 중 펨테크 스타트업 이너시아 창업한 김효이 대표는 최근 포브스코리아 ‘30세 미만 30인’에 선정됐다. 이너시아는 여성의 편리하고 건강한 삶과 지속가능성의 공존을 위해 여성 과학자 4명이 일상 속 불편함을 과학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함께 설립했다. 현재 생리대, 여성청결제를 포함한 다양한 여성 용품을 제작 및 판매하고 있다.

이너시아는 생리대의 ‘흡수체’에 집중한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과거 발암물질을 유발하는 SAP 흡수체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지만 여전히 시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 흡수체 ‘라보셀(LABOCELL)’을 개발했다. 이는 자연 유래 성분인 셀룰로오스로 100% 구성된 친환경 소재로 기존 미세플라스틱의 물성을 완벽히 재현했다.

허청아 올디너리매직 대표허청아 올디너리매직 대표


◇초보 엄마아빠 육아 돕는 ‘맞춤 놀잇감’ 제공=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한 허청아 올디너리매직 대표는 출산 후 아이를 키우며 직접 느꼈던 육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육아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오히려 초보 엄마아빠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며 “직접 아이를 키우면서 성장 시기에 맞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면 육아가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오늘의 놀이가 내일의 성장이 된다’는 콘셉트로 0~24개월 아이의 발달에 맞는 놀잇감을 2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피카비 플레이키트’ 정기 구독 서비스를 지원한다.

올디너리매직의 ‘피카비’ 서비스. 사진 제공=올디너리매직올디너리매직의 ‘피카비’ 서비스. 사진 제공=올디너리매직


박정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