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공장에서 1급 발암물질을 온몸에 적신 고양이가 탈출해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 일본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의 한 금속 도금 가공 공장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6가 크롬'이 담긴 수조에 빠졌다가 탈출했다. 6가 크롬은 공업용 제품을 도금·가공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다음날인 11일 오전 공장 직원이 고양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을 발견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직원이 확인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전날 오후 9시쯤 공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담겼다.
고양이가 빠진 6가 크롬 수조는 폭 약 2m, 높이 3.4m의 크기다. 당시 가림천이 수조 위를 덮고 있었지만, 일부가 벗겨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조에는 용액이 70%가량 차 있던 상태였다.
시 관계자는 사고 발생 경위를 두고 “고양이가 공장 내로 들어간 뒤, 따뜻한 수조 위로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조 위에는 통상 두꺼운 시트가 씌워져 있는데, 고양이가 위에 올라가면서 시트가 일부 벗겨진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6가 크롬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될 정도로 매우 유해하다. 이를 만지거나 흡입할 경우 호흡기 점막‧피부점막에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6가 크롬이 묻은 고양이를 만지면 피부가 허는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시 환경보전과는 해당 고양이가 어딘가에서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상이 보이는 고양이를 발견했을 경우 절대로 만지지 말고 시나 경찰에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현재까지 고양이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의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