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유한양행(000100) 대표이사 사장이 회장·부회장직을 만든 데 대해 “95%의 찬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에서 회장‧부회장 직제가 부활한 것은 28년 만이다.
15일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유한양행 정기주주총회 제2호 의안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통과된 뒤 기자들과 만나 “누구를 (염두해) 회장, 부회장 직위를 계획해서 한 게 아니다. 표준정관에 의거해 개인이 (사유화하는) 회장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회장 후보로 거론돼 논란이 일었던 이정희 유한양행 이사회 의장도 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와 “딱 한가지 말씀드리면 저는(회장을)안한다”며 “별도로 이야기할 게 없다”고 답했다.
유한양행은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2023년 재무제표‧연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일부 변경의 건 등을 다뤘다. 이중 제2호 의안은 1996년 이후 28년 만에 회장·부회장직을 신설하는 것으로 전문경영인 체제 속에 이사회를 중심으로 운영하라는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유언에 대치된다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조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제2호 의안’을 설명하며 “유한양행에는 6개 본부가 있고 6명의 부사장이 있는데 다른 회사처럼 언젠가 큰 회사로 가야 한다면 그에 맞춰서 회장‧부회장 직제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건이 통과되자 “사유화 우려 등 유일한 회장의 진심에 어긋나지 않도록 제가 있는 동안 틀림없이 잘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11일 미국에서 귀국한 유일한 박사의 손녀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주주총회을 마친 뒤 기자들에 “모든 사람이 제가 어떻게 느낄 지 알 거라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유 이사는 주주총회 개최 전 “할아버지 유지(정신)이 제일 중요하다. 모든 것은 할아버지 유지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며 “유일한 박사의 이상과 정신을 가이드라인 삼아 회사의 지배구조 등 모든 것이 얼마나 정직했는 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