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와우, 배달비 공짜" 쿠팡이츠의 파격…배민 철옹성 뚫을까

■ 배달비 출혈경쟁 신호탄 쏜 쿠팡

26일부터 와우 회원 대상 혜택

음식 2만원, 배달 3000원 경우

총 2만 1000원에서 2만원으로

소비자 배달 비용 부담을 줄 듯

업계 부동의 1위 배민에 도전장

곧 2위 요기요 넘어설것 전망도

일각 "쿠팡의 경쟁사 고사 작전"


쿠팡이츠가 치솟은 배달비에 염증을 느낀 이용자들의 불만을 등에 업고 ‘무제한 무료 배달’이라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이를 통해 부동의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 독주 체제를 깨뜨리겠다는 구상이다. 과도한 출혈 경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배달 업계 판도가 바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쿠팡이츠는 쿠팡 멤버십 서비스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26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와우 회원들은 주문 횟수나 금액, 거리 등과 관계없이 쿠팡이츠를 통해 음식을 무료로 배달 주문할 수 있게 된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음식 배달 주문에 장애물로 작용하던 배달비를 아예 없앴기 때문에 고객들은 부담을 덜게 되고 외식 업주들은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매출 증대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주문 음식 가격의 5~10%를 할인해주던 쿠팡이츠의 혜택은 무료 배달로 전환 개편된다. 음식 가격과 배달비가 얼마인지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는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대체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주로 배달 주문하는 음식 가격은 2만~2만 5000원 선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음식 배달비로 가장 많이 지출하는 금액은 3000원이다. 와우 회원이 배달비 3000원의 2만 원짜리 음식을 주문할 경우 지금은 음식값의 10%를 할인받고 배달비 포함 총 2만 1000원을 내야 하지만 26일부터는 배달비 없이 음식 가격 2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업주의 경우 기존대로 음식값의 9.5%를 중개 수수료로 쿠팡이츠에 지급한다.

관련기사



별도의 쿠폰이나 할인 혜택은 중복 적용받을 수 있다. 와우 회원은 무료 배달과 프리미엄 서비스인 ‘한집배달’ 중 원하는 배달을 선택해 이용 가능하다. 한집배달의 경우 유료 서비스가 유지된다. 쿠팡이츠 무료 배달은 도착 예정 시간을 고려한 배달 동선 최적화를 통해 고객에게 신속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서비스는 수도권과 광역시, 경상·전라도 주요 지역과 제주도 제주시 등 전국 각지에서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이츠는 향후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이번 정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 변화 여부가 큰 관심사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4월부터 음식값의 최대 10%를 할인해주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업계 2위인 요기요를 맹추격하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로는 단 한 번도 요기요를 뛰어넘은 적이 없지만 올해 1월 21일 일간활성이용자수(DAU)에서 요기요를 처음 추월한 후 엎치락뒤치락을 반복 중이다. 60~70%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는 배민에 위협이 될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쿠팡이 승부수를 띄운 만큼 경쟁사들의 대응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비 부담을 낮추려는 노력들은 계속 이어져오고 있지만 쿠팡의 배달비 0원 정책으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쿠팡의 전형적인 경쟁사 고사 작전이 배달 업계에서도 본격 시작된 만큼 대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비라는 것은 배달로 주문을 일으키는 업주와 집에서 편하게 음식을 받는 고객이 각각 서비스 이용 대가로 내는 것인데 이를 배달 앱이 전적으로 부담하면 시장이 과연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6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하며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쿠팡이츠가 얼마만큼의 물량 공세를 펼칠 수 있을지에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엄청난 적자 폭을 감수하면서까지 시장을 공략한다면 시장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며 “아마존 식으로 시장을 장악한 후에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실제 쿠팡의 쿠팡이츠·쿠팡페이·쿠팡플레이·대만사업 등 성장 사업 분야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219억 원 손실을 기록해 전년(3003억 원)와 비교해 손실 규모가 107% 늘어났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 와우 회원에게 기록적인 4조 35억 원의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며 “쿠팡이츠 와우 혜택을 통해 고객은 물론 지역 입점 상인들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