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18일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자 20명 가운데 조국 대표가 남성 후보 1위로 2번을 배정받았다. 현재 조국혁신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감안하면 조 대표는 이변이 없는 한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게 됐다. 여성 몫 비례 1번은 박은정 전 부장검사에게 돌아갔다. 조 대표는 당내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 전에 “저를 압도적 1위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국회 입성을 위해 비례 정당을 만들고 비례대표 후보 맨앞 순번을 챙기는 ‘큰 그림’을 완성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0번 이내 후보 중 5명이 실형을 선고받았거나 재판·수사 중인 인사들이어서 ‘방탄’을 노린 창당과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2심 재판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검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의 실무를 주도했다는 의혹으로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있다. 비례 8번인 황운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연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받았다. 10번인 차규근 전 출입국관리본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음주·무면허 운전 전과 4범인 신장식 변호사는 4번에 전진 배치됐다. 금배지를 달 가능성이 높은 1~10번 중 절반가량이 중대한 법적·도덕적 흠결을 지닌 인사들인 셈이다.
‘피고인 도피처’로 불리는 조국혁신당이 15% 전후의 지지율로 돌풍을 계속 이어간다면 한국 정치의 퇴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조 대표는 반성은커녕 되레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 발의를 공언하면서 ‘내 딸처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딸도 털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어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관권 선거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탄’에 주력한다는 점에서 조국혁신당과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은 ‘오십보백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상식과 원칙을 허무는 정치에 대해 유권자가 심판해야 정치를 정상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