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문제를 두고 정부와 의사들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의사 단체인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에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당선됐다. 임 회장의 당선을 계기로 그가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입이 틀어막힌채 쫓겨났던 일화도 주목 받는다.
의협에 따르면 임현택 당선인은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이어진 회장 선거 결선 전자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3만 3084표 중 2만 1646표(65.43%)를 획득해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 3년 간이다.
임 당선인은 지난 2월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자리를 옮기라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가 입을 틀어막힌채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가는 모습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임 당선인이 당시 대통령 경호구역에 해당하는 곳에서 경호처 지시에 응하지 않았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검찰에 넘겼다.
임 당선인은 이날 당선 소감으로 의료계 최대 현안인 의대 정원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관 파면 등을 정부와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임 당선인은 개표가 끝나고 이어진 취재진 질의응답에서 "면허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 전공의·의대생, 병원을 나올 준비를 하는 교수들 중 한 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의대 정원을 오히려 축소해야 하며 필수의료 패키지도 백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와의 협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전공의 대표·의대 교수들을 충분히 포함해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화의 조건으로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 파면, 의대 증원에 관여한 안상훈 전 사회수석 공천 취소가 기본이고 대통령 사과가 동반돼야 한다"라며 "면허 정지 처분 보류 등은 협상 카드 수준에도 들지 못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