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총선을 보름여 앞둔 26일 취임 후 처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전날 박 전 대통령 예방 이유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전 대통령을 찾아가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던 그는 이날 "지난번 대구 방문할 때 대통령을 뵙기로 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그때 약속했던 날을 잡아서 뵙게 된 것"이라 밝혔다.
이날 30여 분간의 만남에는 한 위원장을 비롯해 윤재옥 국힘 원내대표 겸 공동선대위원장,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대구 달서갑) 후보가 함께했다. 박 전 대통령 예방 후 취재진 앞에 선 그는 "국정 전반과 현안들, 그리고 살아온 이야기, 여러 이야기에 대해 굉장히 좋은 말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동석했던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만나는 걸 봤다"며 "경제도 어렵고 나라도 어려운데 위기일 때 뜻을 모아서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2022년 4월 12일 대구 사저를 직접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다. 당선 후 한 달여만에 이뤄진 만남이었다. 윤 당선인(이하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회동에는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유영하 (당시)변호사가 동석한 가운데 50분간 이뤄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박 전 대통령님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하여튼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 이제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한 마음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과거 인연에 대해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악연’을 언급하며 "특검과 피의자로서 일종의 악연에 대해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과한 뒤 "명예회복을 돕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위원장(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지난 2018년 2월 ‘국정농단‘ 결심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직접 구형했다. 오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