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이 나날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 난치병 환자가 병원 의료진에 선물과 응원 메시지를 전해 감동을 주고 있다.
2일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지하 2층 복도에 한 상자당 컵라면 6개가 든 박스 40개와 함께 익명의 기부자가 작성한 편지글이 놓여 있었다. 익명의 환자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20년째 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컵라면 상자에는 코로나19 당시 이 병원 의료진의 사진 그리고 응원글이 붙어있었다.
응원글에는 "환자와 시민은 벌써 오래전 일상을 회복했지만 의료진들은 아직 마스크도 한 번 못 벗고 환자를 위해 고생하고 계시다"라며 "모든 시민들은 의료진들의 이런 상황을 꼭 기억해 주면 좋겠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존경한다"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이 힘들고 피곤이 밀려올 때 잠시 쉼이 허락된다면 드셨으면 하는 마음에 컵라면을 준비했다"라며 "병원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힘내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의정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서로 대화로 양보하고 국민과 환자들만 바라보면 최선이 무엇인지 답은 바로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저같이 평범한 시민도 양보와 이해, 존중, 그리고 대화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라며 의정간 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위기에 처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바로 세우고, 우리나라 의학과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전공의 여러분을 포함한 의료계가 적극 의견을 내주시고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전공의 여러분, 하루라도 빨리 병원으로 돌아와서 환자 곁에서 본분을 다할 때 여러분의 의견과 목소리는 더 크고 무거울 것"이라고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분이 가장 힘드실 텐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셔서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다는 게 주변 의료진들 생각이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한편 정부는 장기간 집단행동 중인 의사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겠다며 대화의 자리로 나와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중대본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의료정상화 과제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 있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