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도부 공백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새 지도부 선출 작업에 착수할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다만 비대위원장 인선 등 세부 사항을 놓고는 여전히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6일 22대 국회 당선인 총회를 마친 뒤 “당을 빠른 시간 안에 수습해 지도 체계가 빨리 출범할 수 있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다만 혁신형 비대위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새 비대위의 역할은 새로운 당 대표를 뽑기 위한 ‘형식적 임시 기구’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헌·당규상 전당대회를 열기 위한 ‘최고 의결기구’로서의 기능만 수행한 뒤 이르면 6월 전당대회를 앞당겨 열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아울러 다음 달 10일 이전 윤 대표 대행의 후임을 뽑는 원내대표 경선도 개최하기로 했다.
새 비대위원장으로는 윤 대표 대행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새 비대위가 별다른 권한 없이 전당대회 준비 작업만 수행하는 만큼 윤 대표 대행이 맡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안철수 의원은 “윤 대표 대행이 지금까지 모든 과정을 다 알고 있으니 연속선상에서 이 일을 맡아주는 게 가장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도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의결이 필요해 구성되는 실무형 비대위인 만큼 누가 하든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윤 대표 대행은 비대위원장에 거론되는 데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총선 패배를 반성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얼굴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윤상현 의원은 “변화하고 사죄하고 자성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며 “비대위가 전당대회로 가는 실무형·관리형이라 하지만 ‘혁신’이라는 단어도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 대행은 17일 상임고문단에 이어 19일 총선 낙선자 모임을 열고 총선 패인 분석 및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한 의견을 추가 수렴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국민의힘과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합당이 결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