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다음 주 첫 가동…꼬일 대로 꼬인 실타래 푸나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내주 출범

의료 단체 최대한 참여 추진

위원장엔 '민간전문가' 유력

필수의료 개혁 동력 확보 '안간힘'

의대증원·혼합진료 금지 등 논의

의협·전공의, 협상 테이블 합류 관건

의료계 "증원정책 폐기" 입장 고수

연합뉴스연합뉴스






의대 정원 증원과 지역·필수의료 살리기 등 의료 개혁을 논의할 창구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다음 주에 출범한다. 의정(醫政) 갈등의 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참여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정부는 일단 의료 관련 단체를 최대한 참여시켜 의료개혁특위를 띄우고 향후 조정된 안을 도출해나간다는 구상이다.



17일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특위 구성이 마무리 단계”라며 “빠르면 다음 주 1차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위는 의료계·정부·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사회적 협의체로 의대 정원 증원과 함께 필수의료 4대 정책 패키지 등 의료 개혁 과제들을 논의해나갈 방침이다.

대한병원협회를 비롯해 간호사·약사 등 여러 의료계 단체가 특위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환자 단체와 의료 전문가, 보건복지부 장차관급 인사 등을 포함해 20명 안팎의 위원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인사가 참여할 여지도 있다. 위원장은 의사와 정부 측이 아닌 중간 지대에 있는 민간 전문가가 맡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 구성에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를 주장해온 의협과 대전협의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 내부에서는 이들 단체의 극적인 합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의료 공백을 조속히 수습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는 우선 시작하되 의료계가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겠다는 방침이다.

의정갈등 후 첫 대화채널 복원…시민부터 간호사·약사까지 참여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 연합뉴스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 연합뉴스


박단(오른쪽)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박단(오른쪽)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과 지역·필수의료 정책을 발표한 지 약 80일 만에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전격 출범한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둘러싸고 9주째 지속돼온 의정(醫政)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여당의 4·10 총선 참패로 의료 개혁의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이 직접 의료계 관계자들과 만나 의대 정원 증원은 물론 지역·필수의료 과제 등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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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특히 의료개혁특위에 의정 갈등의 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물론 의대 교수 단체, 병원협회, 간호사협회, 환우회 등 보건의료 관계자와 소비자들까지 폭넓게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의협과 대전협의 참여가 아직 불투명하지만 일단 의료계 이해관계자들을 최대한 동참시켜 특위를 구성하고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17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1차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올 2월 1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 개혁’을 주제로 제8차 민생 토론회를 주재하면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서 필수의료를 위한 현안들을 챙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1일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도 “의사 단체는 하루라도 빨리 정부와 테이블에 앉아 무엇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길인지 논의에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 직속 특위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좋다며 다양한 직역, 이해 관계자들과 형식을 가리지 않고 만날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다음 주에 첫발을 뗄 의료개혁특위에서는 의정 갈등의 최대 현안인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함께 필수의료 4대 패키지의 주요 정책 과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내용 중 의료개혁특위로 논의가 넘어간 과제는 인턴제 개선, 전공의 업무 범위 개선, 의사 면허 관리 선진화, 지역필수의사제 도입, 혼합 진료 금지, 실손보험 개선, 미용 의료 개선 등 의료계의 반발이 심한 민감한 주제들이 적지 않다. 앞서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지난달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특위 준비 태스크포스(TF)’ 제1차 회의를 열고 과제의 우선순위를 논의했다.

의료개혁특위는 환자 단체에서부터 약사, 간호사, 의대 교수, 일반 시민까지 참석하는 ‘용광로(멜팅폿)’ 협의체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대 정원 증원은 물론 지역·필수의료 등 의료계의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이해관계자가 폭넓게 참여하는 열린 특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의료 개혁의 당사자이자 주체인 의협과 대전협 등 의료계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는 우선 특위를 구성해 사회적 대화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특위를 구성해 일단 논의를 시작하고 의협과 대전협을 설득해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들 단체는 의료 소비자, 간호사 등이 함께하는 특위를 협상을 진행하기 불리한 구도로 판단하고 정부와 ‘1대1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이들 단체가 합류한다면 두 달 넘게 공회전한 의대 정원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참 시 특위의 기능과 역할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달 4일 윤 대통령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만남이 양측의 입장만 확인한 채 끝났지만 대화의 씨앗을 뿌린 만큼 추가 회동의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의료계는 정부가 ‘의대 정원 백지화’를 하지 않으면 협상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성명서를 내고 “의사들이 수가, 진료 수입에 얽매이지 않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전에 의사 증원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정부가 2000명 증원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주재 의료개혁특위와 관련해 “특위는 4대 필수의료 패키지 안에 포함돼 있는 내용”이라며 “구성과 내용 등이 정확하지도 않고 (시기상) 이제는 차기 집행부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박홍용 기자·이승배 기자·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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