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술판 진술 회유’ 발언을 계기로 검찰을 향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였다. 18일 하루에만 수원지방검찰청과 수원구치소, 대검찰청을 줄줄이 항의 방문하며 공세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수원지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원지검은 진술 조작 모의 의혹 수사의 주체가 아닌 수사 대상”이라며 대검찰청의 감찰을 촉구했다. 이 전 부지사는 4일 수원지법 재판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의 회유로 진술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1313호 검사실 앞 창고라고 쓰여 있는 방에 모였고, 술도 먹었던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다.
민주당은 검찰에 이 전 부지사의 진술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수원지검의 증거인멸이나 증거조작, 은폐를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대검찰청의 즉각적인 감찰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 의원은 “즉각적인 감찰권을 발동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을 ‘검찰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하는 모습도 보인다. 박 의원은 “국민들은 검찰이 왜 존재하는지를 묻는다”며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주구장창 편파·표적·먼지털이 수사를 야당 대표와 야당만을 대상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가 민생 파탄, 경제 폭망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발언이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수원지검은 17일 “이화영이 수원지검에서 쌍방울 관계자들이 가져온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냈다. 민주당이 증거로 요구한 1313호실 CCTV와 출정 기록에 대해서는 CCTV에는 복도 이동 상황만 녹화되며 음식 주문·출정 기록을 확인한 결과 검찰청사에 술이 반입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당내 진상조사단을 꾸려 진상 규명 요구를 이어갈 전망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공범들을 모아서 이야기하는 건 검찰 협조 없이 불가능하다”며 “진상조사를 위한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