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소금(정제염) 공급업체가 중대재해 사고로 공장 가동이 중단돼 식품업계가 필수 원재료인 소금 부족으로 제품 생산을 전면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울산의 소금 공급업체 한주의 소금 제조공장에서 지난 15일 해수 취수시설 정비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한주는 국내 유일한 기업 간 거래(B2B) 정제염 공급업체다. 정제염은 천일염에 비해 대규모 물량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 스낵류, 빵류, 면류, 장류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 제조에 필요하다.
한주의 공장 가동이 열흘 째 중단되자 식품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CJ제일제당, SPC삼립, 대상, 농심 등 대부분의 식품업계가 한주로부터 정제염을 공급받는데 공급이 끊길 경우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기준 국내에서 사용된 정제염 약 17만t 가운데 12만t이 한주가 공급한 분량이었다.
정제염 생산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식품업체들은 수입 정제염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제품 확보까지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포장재 교체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터라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중론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금 특성 상 재고를 쌓아놓지 못해 필요할 때마다 구매를 하는 터라 산업 전반적으로 생산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오는 25일 조업가동 승인 심의위원회를 열어 한주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식품산업협회는 업체들의 우려 사항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해 한주의 가동 재개를 요구했고 한주 역시 재발 방지 대책 등이 포함된 조업 가동 신청서를 당국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