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으로 미국 경제에서 중국의 비중은 낮아진 반면 멕시코와 한국·대만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일자리의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동시에 세계경제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직면한 세계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글로벌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4’에서다.
5일(현지 시간) 밀컨연구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9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리는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4’에는 1000여 명의 연사 등 총 4500여 명이 참석한다. 밀컨 사무국은 “세계경제의 구조적인 전환은 미국과 동맹들의 통합을 강화하고 투자를 촉진시키는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게 될 것”이라며 “자본의 이동과 공급망 강화,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행사는 최근 두 번째 임기가 확정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단독 대담으로 막을 연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금융 시스템의 현황’이라는 주제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연단에 오른다. 그는 전기차 시장을 포함해 자율주행의 미래, AI의 발전 방향, 인류의 대응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월가의 수장들도 글로벌 금융 환경에 대한 견해를 제시한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하비 슈워츠 칼라일 CEO, 마이크 기틀린 캐피털그룹 회장,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 등이 대담에 나선다. 경제학자 출신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무대에 올라 자유경제에 초점을 둔 경제성장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고용 시장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표적 금리 동결론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최고 매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가 6일과 7일 잇따라 연단에 선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을 실행하는 인물이자 연준 내 ‘정책 트로이카(3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올 들어 인플레이션의 횡보에도 불구하고 “큰 그림으로는 둔화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정체된 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치고 있다. 1일 열린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사실상 추가 금리 인상을 일축하고 고용지표 역시 둔화하면서 그의 시각에도 변화가 감지될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코리아 세션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을 지낸 최희남 밀컨연구소 아시아 펠로의 사회로 진행되며 데이비드 리 삼성넥스트 대표 부사장,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지정학적 혼란 속에서 한국의 강점과 나아갈 방향 등을 제시한다. 밀컨 사무국은 “한국은 여러 선진국 사이에서 성장 기회를 찾고 있는 글로벌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부상했다”며 “글로벌 수요 감소와 인플레이션, 정치 안보 혼란에 대응해 기술 혁신을 이뤄낼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