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정부가 러시아 국경에서 유입되는 망명신청자를 사실상 무조건 거부·차단할 수 있는 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러시아에서 핀란드로 입국하려는 사람의 망명 신청서를 처리하지 않고 러시아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내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핀란드는 앞서 작년 12월부터 러시아가 하이브리드 전술의 하나로 자국 국경쪽으로 '난민 밀어내기'를 한다며 러시아 쪽 국경 검문소를 한시적으로 폐쇄하고 화물 수송용 철로가 지나는 국경 1곳만 운영 중이다.
핀란드 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난민을 아예 돌려보낼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법이 시행되면 국경 수비대에서는 러시아발 난민을 '강제로' 돌려보낼 수 있게 된다. 어린이와 장애인 난민에 한해서는 망명 신청서를 계속 받을 예정이다.
오르포 총리는 정보당국 보고를 인용해 "여전히 핀란드 국경에 도달할 기회를 보고 있는 (난민) 수천 명이 러시아에 있다"며 법안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는 난민 인권과 관련한 국제협약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르포 총리는 이런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시적이고 제한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회 문턱을 넘을지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법이 시행되려면 우선 의회 산하 헌법담당위원회 검토를 거쳐 의회 투표에서 6분의 5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핀란드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은 이달 초 로이터에 법안의 최종판을 논의하기 전까지는 정부 입법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립 기구인 핀란드 차별금지 옴부즈맨 측도 핀란드가 망명 접수를 거부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표명했다.
러시아와 1340㎞에 달하는 국경으로 접한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오랜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폐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 미국과는 양자간 방위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핀란드는 100년 동안 러시아에 지배를 받다가 1917년 독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