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84만여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여성 전용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남성 성희롱 등 사건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23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문제된 커뮤니티 및 작성자를 비롯한 전반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이번 내사는 최근 사건이 불거진 직후 본청의 입건 전 조사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문제된 게시물의 캡처본 등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작성자들의 명예훼손 혐의 등 범죄성립 유무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커뮤니티 회원들은 외국 남성과 매칭되는 데이트 앱에서 만났다는 남성들의 상세한 정보, 이른바 ‘후기’를 올리면서 공유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여러 외국 남성의 실물 사진을 올리며 상대의 외모와 성기 등을 외설적으로 언급하며 정보를 교환했다. 특히 이들이 카페 내에서 공유한 일명 ‘미군남 빅데이터 전차수 총망라’라는 리스트에는 세 장 분량의 미군들 신상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한 회원은 “(해당 리스트를) 백과사전처럼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커뮤니티 회원들끼리 공유하고 있는 ‘데이트 앱 사용 외국 남성 리스트’도 있었다.
이번 사건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N번방 사건’과 유사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성들의 디지털 성범죄 정황에 대해 허은아 개혁신당 신임 대표와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이 서로의 뜻에 동의를 표하며 분노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보도를 공유하며 “수년 전 수많은 여성에게 극심한 피해를 준 n번방 가해자들과 동일한 잣대의 엄벌이 내려지길 기대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도 SNS에 “이 사건을 바라보는 허 대표의 시각에 100% 동의한다”며 “동일한 잣대의 엄벌이 핵심이다. 표현의 자유 따위는 절대 설 자리도 없고, 언급돼서도 안 될 사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