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총선백서’와 관련해 “전당대회에 도움이 된다면 구태여 뒤에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특정 인물 책임론에 휩싸인 총선백서를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전에 발표하는 데 무게를 실어준 것이다.
황 위원장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백서 발간을 전대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당대회에서 분명히 여러 얘기가 나올 텐데 사전에 정리하고 문제를 오히려 잠재울 수도 있다”며 “내용과 체계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전당대회에서 안 좋은 영향이 있거나 문제가 되면 그것(미루자는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특정인의 총선 패배 책임이 백서에서 거론될 경우 전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백서 발간을 전대 이후로 미루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상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게 그나마 총선백서 발간”이라며 “반드시 전당대회 이전에 발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위원장은 전대 개최 시점에 대해서는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을 모시는 데 지금 내가 집중하고 있는데 그게 끝나고 나면 (정하겠다)”이라면서 “늦지 않을 테니 염려 말라”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7월 말∼8월 중순 정도에 전당대회를 하느냐’는 질문에 “아직 최종 시점을 결정하지는 않았는데 황 위원장이 비대위원과 상의해 결정해나갈 것이고 지금 거론되는 시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러 지연시킬 특별한 이유는 없다. 여러 가지 기술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점은 일러도 7월 말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 과정에서 예상됐던 ‘6월 말~7월 초’보다 한 달 이상 늦어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연임을 확실시하고 있는 민주당과 비슷한 시기에 당 대표 경선을 치러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포석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