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 현금 사용 추세가 감소하고 있으나 금리 하락과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의 영향으로 화폐 발행 잔액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8일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상반기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화폐 수급 동향과 주요 특징 등을 논의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폐발행 잔액은 185조 원이다. 지난해 발행 잔액이 1분기 176조 원, 3분기 177조 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또다시 늘었다.
협의회는 “금리 하락에 따른 예비용 및 가치저장 목적의 화폐수요 확대,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 등으로 고액권을 중심으로 화폐 발행 잔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입국자 수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월 99.4% △2월 113.6% △3월 84.2% △4월 63.6% 등으로 두자릿수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국내 현금 수용성이 저하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금 수용성은 일상적 상거래에서 거절 우려 없이 현금이 지급수단으로서 수용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현금 수용성이 저하되면 고령층 등 현금 의존도가 높은 취약계층의 소비활동이 제약될 수 있다.
협의회 의장인 김근영 한은 발권국장은 “비록 일상생활에서 현금 사용이 계속 감소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에서 현금 접근성과 수용성 저하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현금없는 매장에서도 필요시 현금결제가 가능하다는 문구를 추가하거나, 현금결제 기능이 있는 키오스크를 배치하는 등을 대안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