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과의 강력한 반도체 동맹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만의 반도체 공급망을 활용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다. AI칩 대전에서 한국이 변방으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 CEO는 2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 NTC센터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대만과 우리의 파트너십이 세계의 AI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TSMC가 없었다면 글로벌 정보기술(IT) 회사들이 AI를 구현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황 CEO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엔비디아의 수장이다. 그가 대만 반도체 생태계, TSMC와의 파트너십을 수차례 언급한 것은 대만이 엔비디아의 주요한 공급망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TSMC에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물론 고대역폭메모리(HBM)을 한데 묶은 AI 가속기 생산을 맡긴다. 현재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세계 최고의 빅테크 회사들로부터 AI 가속기 공급을 당겨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와 TSMC 연합군이 AI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대만 출신인 황 CEO는 올해 컴퓨텍스 행사에 앞서 유독 대만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모리스 창 TSMC 창립자와 타이베이의 야시장에 함께 가서 반도체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가 하면 지난달 26일 입국해 이달 7일까지 2주 동안 대만에 머무르면서 현지 시장을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