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 어디까지가 거래소 자산일까?

거래소의 '경제적 통제권'으로 자산 여부 판단해야

기준 불분명해 자산 인정 여부 둘러싼 혼선 여전





업비트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5곳에 위탁된 고객의 가상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약 44조(이세중·김회석 공동연구)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이 거래소에 맡긴 가상자산을 어디까지 거래소 자산으로 인정할지에 대해 업계에서는 혼선이 여전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세중 서울시립대 교수와 김회석 코빗 이사는 최근 한국회계학회 '가상자산 연구논문 세미나'에서 가상자산거래소가 고객이 맡긴 코인을 임의로 처분·소비할 수 있어야 이를 거래소의 자산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단순 보관 및 매매 때는 거래소 측이 고객의 동의와 통지 없이 해당 자산을 자사 사업을 위해 쓸 수 있는 여지가 아예 없는 만큼, 이를 자산 및 부채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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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거래소의 이더리움 '스테이킹' 대행은 자산 인정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스테이킹은 암호화폐 '이더'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기면 지분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거래소의 처분 통제권이 미미하고 고객 의사에 따른 대행에 불과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회계공시 투명성 제고방안'을 발표하며 거래소가 위탁 자산과 관련해 '경제적 통제권'에 따라 자산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기준이 아직 구체성이 부족해 자산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혼선이 잦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업비트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5곳에 위탁된 국내 고객의 가상자산은 작년 말 기준으로 총 43조 7252억 원에 이른다. 1위 거래소 업비트는 단독 위탁 자산이 33조 5551억 원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규제를 자산 기준으로 한다. 자산총액이 5조 원을 넘기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고, 전년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올해 10조 4000억 원)를 넘기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돼 관련 공시 의무와 사익편취 금지 등 규정이 적용된다.

애초 공정위는 가상자산거래소에 위탁된 코인은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올해 공정위의 대기업 지정 발표에서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자산총액이 약 9조 4000억 원으로 재계 순위 53위였다. 다른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4곳(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은 자산총액이 5조 원을 넘지 않아 규제 대기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코인 회계기준이 바뀌어 위탁 자산을 자산 총액에 반영하면 두나무의 재계 순위가 크게 뛰고 2위 거래소 빗썸이 대기업으로 신규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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