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학자들의 절반 이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1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첫 금리 인하 시기는 9월이 유력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39명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21명이 올해 연준이 ‘1회’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1회도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학자도 9명(23%)에 달했지만 ‘2회’ 인하할 것이라는 응답자도 9명(23%)으로 비슷했다.
5월 마지막 주에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두 달 전인 3월과 비교해 경제학자들의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좀 더 보수적으로 변했음을 보여준다. 앞서 3월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4%가 ‘두 번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1회’가 29%, ‘한번도 안한다’가 8%에 그쳤다.
금리인하 전망이 후퇴한 것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2%이지만 5월 말 미국 정부가 발표한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7%를 기록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경제학자들은 PCE 물가지수 전망치를 2.8%로 제시해 3월 조사 당시의 2.5%보다 0.3%포인트 올려 잡았다. 카렌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는 “목표치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높은 금리와 물가지수에도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기대감은 높아지는 추세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는 2026년 이후까지 경기 침체가 없을 것이라고 답해 3월 조사치인 46%보다 늘었다. 또 고용 시장의 지속적인 강세로 23년 만에 최고치인 5.25~5.5%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첫 금리 인하 시기로는 9월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그 이전에 열리는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줄리 스미스 라파예트대 교수는 “미국 선거가 끝난 후 한 번 더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올 가을 금리 인하가 미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