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고조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북유럽 노르웨이에서 유럽 최대의 희토류 금속 매장지가 발견됐다. 노르웨이는 1960년대 북해 유전 개발로 세계 최고 부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로 알려져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채굴업체 레어어스노르웨이(Rare Earths Norway)는 최근 성명을 통해 오슬로에서 남서쪽으로 210㎞가량 떨어진 텔레마르크에서 총희토류산화물(TREOs) 880만 메트릭톤(mt)가량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중 전기차나 풍력터빈 등에 들어가는 희토류 자석 관련 물질은 150만 mt으로 추정된다.
업체 측은 희토류 채굴에 따른 경제성과 관련해 합리적 전망이 나온다면서, 다음 달 추가 시추에 나서는 등 탐사를 이어갈 방침이며 2030년까지 1단계 채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희토류는 반도체나 스마트폰,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다. 중국은 최근 미국 등 서방의 각종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상황이다. 미국지질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분의 1 정도가 중국에 있고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최대 희토류 공급국은 2022년 중량 기준 희토류 수입의 40%를 차지한 중국이다.
EU에서는 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의 제3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달 핵심원자재법(CRMA) 시행에 나섰다. 이 법에는 2030년까지 EU의 연간 희토류 수요 가운데 10% 이상을 역내에서 채굴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발견이 실제 채굴로까지 이어질 경우 노르웨이와 유럽은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된다. 레어어스노르웨이 측은 “이번에 발견된 희토류 가치가 유전·천연가스전 가치를 뛰어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희토류와 리튬이 조만간 원유·가스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