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

'보험료 카드납부' 가능할까…"수수료 조정이 관건"

■보험업법 개정안 발의

카드 거부 땐 처벌 조항 신설

업계, 수수료부담 사유로 반대

야당, 이번 국회 내 통과 방침





보험료 카드 납부 의무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22대 국회에 발의됐다. 앞서 20대·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유의미한 논의 없이 모두 폐기됐다. 소비자 편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보험 업계와 카드 업계 간 수수료율 조정이 어려워 미뤄졌던 만큼 이번에는 국회 문턱을 넘을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7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료 카드 납부 의무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보험 가입자가 보험료를 납부할 때 △신용카드 △선불카드 △직불카드 중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카드 납부를 허용하지 않는 보험사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벌칙 조항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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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카드 납부 법안은 20대·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모두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두고 보험사와 카드사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카드 업계는 자금 조달 비용 등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 보험료 결제액의 약 2%를 가맹점 수수료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보험 업계는 1% 이하로 낮춰야 카드 납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생명보험사가 판매하는 저축성보험은 대부분 장기 상품으로 오랜 기간 카드 수수료를 납부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보험료 카드 납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 2018년부터 보험사에 보험료 카드 납부 현황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일부 대형 보험사는 신용카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면서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경로를 차단하며 맞대응하기도 했다.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 중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고 삼성생명도 삼성카드로만 가능하다.

현재 보험료 카드 납부 비중은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생명보험사의 카드 납부 지수는 3.8%에 불과해 지난해 4분기(4.1%)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생명보험사 전체 수입 보험료 24조 4152억 원 중 신용카드로 납부된 보험료는 9363억 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카드사는 최소한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수료를 더 낮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비자 편익을 위해 카드사와 보험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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