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300년 전 '걸리버 유람기'서 찾아낸 행복의 길

26~30일 코엑스서 서울국제도서전

19개국 452개 참가사 조기 마감

앤드류 포터 등 스타 작가도 내한

소설가 김연수가 19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기자간담회에서 ‘걸리버 유람기’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소설가 김연수가 19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기자간담회에서 ‘걸리버 유람기’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책을 통해 세계의 비참함을 줄이고 미래의 행복을 찾는다’



26일 열리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책 축제 ‘서울국제도서전’이 소설 ‘걸리버 여행기’ 속 완벽한 세상으로 묘사되는 ‘후이늠(Houyhnhmn)’을 주제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후이늠’은 걸리버 여행기 속에 나오는 욕망과 오만, 무례함이 없는 종족들이 사는 세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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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는 “서울국제도서전이 대중적 인지도와 위상을 갖게 된 지금 특정한 유명 인물을 내세우기 보다는 주제에 맞춰 상징적인 작품 속 세상을 소개하게 됐다”며 “소설가 김연수가 1908년 육당 최남선이 번역했던 ‘걸리버 유람기’를 오늘 날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다시 쓰기’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1726년 조너선 스위프트가 쓴 소설 ‘걸리버 여행기’는 1908년 당시 조선에 소개되면서 육당 최남선 선생이 번역했다. 당시 변사가 이야기를 전하듯 풀어 쓴 최남선 버전의 ‘걸리버 여행기’를 오늘 날의 시대적 감수성에 맞게 재해석하고 당시에는 빠졌던 3, 4부를 포함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소설가 김연수는 “최남선 선생의 번역은 변사가 이야기를 전하듯 순한글 입말로 번역한 게 큰 특징”이라며 “이를 최대한 살리되 아동소설보다는 풍자소설로 현재 우리나라의 시점에서 다시 쓰는데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닷새간 진행되는 서울국제도서전에는 19개국의 452개 출판사와 콘텐츠 회사가 참여한다. 해외 유명 작가들도 한국을 찾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H마트에서 울다’의 저자인 미셸 자우너가 독자들과 ‘기억으로 이어지는 레시피’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빛과 물질의 이론’ ‘사라진 것들’로 국내에서 인기를 끈 단편소설의 대가 앤드류 포터가 독자들과 북토크를 연다. ‘엠마’ ‘신부 이야기’ 등 순정 만화의 아이콘인 모리 카오루가 처음으로 내한해 국내 독자들을 만난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강화길, 구병모, 장강명, 편혜영 등 12명의 소설가, 시인이 참여한 기획도서 ‘후이늠 – 검은 인화지에 남긴 흰 그림자’는 특별 에디션으로 제작할 방침이다.

올해 국제도서전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빈국으로 참여해 별도의 주빈국관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올해 한국과의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오만의 출판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부스도 마련된다. 이 행사에는 2019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오만 출신 작가 조카 알하르티가 참여해 국내 독자들에게 오만의 문학을 소개한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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