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최고봉에 수 십 년 간 겹겹이 얼어붙은 '이것'…"캠프 한 곳에만 40~50톤 남아"

AP통신, 에베레스트산 쓰레기 문제 보도

6월 24일 네팔 카트만두의 쓰레기 재활용 시설에서 근로자들이 에베레스트산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6월 24일 네팔 카트만두의 쓰레기 재활용 시설에서 근로자들이 에베레스트산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해발 8848.86m 높이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을 AP통신이 조명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베레스트에서 네팔 정부 지원 아래 쓰레기 수거 작업을 이끄는 셰르파(등반 안내인) 앙 바부는 “등반가들이 정상 공략 직전 머무는 마지막 캠프 '사우스 콜'(캠프 4)에만 쓰레기 약 40∼50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들은 대부분 낡은 텐트, 식품 포장, 산소통, 로프 등"이라며 이 물품들이 사우스 콜이 자리 잡은 해발 8000m 지점에 겹겹이 얼어붙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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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 바부는 올해 등반 시즌 여러 주 동안 군인들과 함께 작업을 벌여 쓰레기 11톤을 수거했고 시신 4구와 유골 1구를 수습했다고 한다. 그가 이끄는 팀은 고지대, 군인들은 베이스캠프와 저지대 지역을 각각 맡았다. 쓰레기 11톤 중 분해되는 3톤은 에베레스트 인근 마을로 옮겨졌고 나머지 8톤은 짐꾼과 야크가 일일이 낮은 지대로 실어 나른 뒤 트럭으로 수도 카트만두 재활용 시설에 맡겨졌다.

이런 쓰레기 수거 작업의 가장 큰 장애물은 혹한이다. 사우스 콜 인근 산소 농도는 평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강풍이 순식간에 눈보라로 변하거나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날씨 변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앙 바부는 “해발 고도가 그 정도로 높고 산소 농도마저 매우 낮은 곳에서 좋은 날씨를 바라며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것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쓰레기는 얼음 안에 얼어붙어 있기에 이를 깨며 꺼내는 고된 작업이 이뤄진다. 사우스 폴 캠프 인근 깊은 곳에 얼어있는 시신 한 구를 수습하는 데에 이틀이 걸리기도 했다. 더 높은 해발 8400m에서 발견된 또 다른 시신 한 구의 경우 헬기 접근이 가능한 캠프 2까지 옮기는 데에 18시간이 걸렸다.

에베레스트는 1953년 뉴질랜드 산악인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 셰르파가 처음 정상에 올랐다. 이후 네팔 쪽 루트에서는 많은 등반가와 셰르파가 에베레스트를 오르면서 해마다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팔 정부는 2014년 모든 등반가에게 하산할 때 최소 8㎏의 쓰레기를 가져오도록 의무화해 이후 쓰레기 투기는 상당히 줄었지만 그 이전 버려진 쓰레기는 여전히 대부분 처리되지 않은 상태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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