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0일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의 비례대표 공천 의혹을 또 다시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원 후보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비례대표 공천논의 과정에서 대통령실 쪽은 다 배제된 상태로 한 후보를 비롯한 5명 내외가 폐쇄적으로 논의했다”면서 “선거가 끝난 다음 전반적으로 취합해봤더니 문제가 매우 심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비례대표) 추천 경로와 선택, (비례순번) 후순위 등의 과정이 모두 한 후보 주변 인물들과 검찰 출신 측근이라는 두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며 “이들은 공천심사 권한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이런 의혹을 밝히기 위해선 총선백서가 전당대회 전에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공천과정이 백서에 들어가 있을 것 아닌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백서가 빨리 공개된다면 (비례공천 의혹을) 얘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앞서 지난 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우리 당에 입당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과 공천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수시로 의논했다”며 공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도 “한 후보가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한 사람들은 따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단언컨대 비슷한 일조차 없다”며 “원 후보의 밑도 끝도 없는 거짓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전날 열린 첫 후보 TV 토론회에서도 한 후보는 자신이 총선에서 가족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원 후보의 주장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한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어떤 가족이고 어떤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인지 말해달라”며 “누군지 말 못 하고 근거 없으면 여기서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원 후보가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툼을 중단하고 정책과 비전 경쟁을 시작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중단하겠다”고 맞섰다.
이에 한 후보는 “가장 가까운 가족, 인척과 공천 개입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고, 관련 기사가 200개 이상 났다”며 “여기서 비긴 것으로 하자? 이것은 안 되는 것”이라며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이어 “내가 가족을 동원해 공천에 개입했다고 말했는데, 이 정도는 거의 명예훼손”이라며 “이러고 도망가는 것은 얘기가 안 된다.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원 후보는 “선관위에 약속했기 때문에 협조하겠다는 것”,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것 아니다”, “더 이상 언급 안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