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리튬값 1년새 71% 떨어져…양극재社 또 적자늪 빠지나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

2분기 매출 50% 감소 예상

트럼프發 캐즘 장기화 우려도

엘앤에프 대구 본사 . 사진제공=엘앤에프엘앤에프 대구 본사 . 사진제공=엘앤에프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리튬 국제 가격이 연 초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배터리 소재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극재 생산 업체들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이란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더구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놓은 전기차 공약의 리스크 등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경영환경도 나빠지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올 2분기 9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 또한 89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할 전망이다. 엘앤에프(066970)의 경우 같은 기간 49% 감소한 6928억 원의 매출과 607억 원의 손실을 거둘 것이란 게 증권가의 컨센서스다. 양사 모두 1분기에 이어 분기 연속 적자 기록이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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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양극재 판매가격을 좌우하는 원자재 시장의 부진과 관련이 깊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톤당 8만7500위안으로 4월 10일에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11만500위안) 대비 약 21% 하락했다. 최근 석달 간 하락세가 이어지며 연초 가격(8만6500위안)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71%나 낮은 수치다. 10만 위안은 배터리 회사의 수익성을 점치는 지표로 리튬 가격이 10만 위안 이하일 경우 2차전지 소재 사업으로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로 리튬 시장에서 수요 대비 공급이 우위를 보이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소재 업계는 하반기부터 업황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대외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을 반영해 전기차 의무화 취소 등을 담은 정강정책을 지난 8일(현지시간) 채택했다. 전기차 전환 드라이브를 걸어온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상반된 기조를 공식화한 셈이다. 아울러 유럽에선 최근 선거를 통해 유럽의회 1당을 차지한 유럽국민당(EPP)이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에 대한 재검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물가, 고금리, 양극화 심화, 전쟁 등으로 인해 전기차로 대표되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 강화 기조의 동력이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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