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대부분 기업체가 여름 집단휴가에 들어갔다. 기업체 휴가로 인근 상가를 비롯해 어린이집과 학원 등도 동반 휴가에 나서면서 올해도 울산에선 도심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의 대표적 조선 기업인 HD현대중공업 3만 2000여 명과 HD현대미포조선 1만여 명은 이달 29일부터 8월 8일까지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휴일에 하루 연차까지 더해 실제 7월 27일부터 8월 11일까지 최장 16일을 쉬는 근로자가 많다. 휴가 기간이 조금 다르지만, 원청과 비슷하게 쉬는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조선업계 종사자 4만 5000명 가량이 이 기간 휴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체는 옥외 작업장이 많아 무더위에 일하는 근로자의 건강과 생산성을 고려해 연중 가장 더운 날씨인 8월 초에 장기간 휴가를 갖는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3만 2000여 명이 근무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공식 여름휴가 일정은 오는 29일부터 8월 2일까지다. 다만 25일 노조창립일과 26일 설 대체휴무 등으로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25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다음 달 4일까지 공장 가동을 모두 멈출 예정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수백 개 협력업체도 일제히 일손을 놓는다. 지역 자동차업계 종사자 5만 명 가량이 동시에 휴가에 들어가는 셈이다.
대형 사업장의 휴가는 지역 학원과 어린이집을 비롯해 상가, 병원 등 주변 시설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인구 110만의 울산 절반이 비는 도심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업이 몰려 있는 울산 북구와 동구지역이 특히 심하다.
반면, 장치산업 특성상 24시간 생산설비를 가동해야 하는 석유화학업계는 제외다.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 상인은 “휴가때면 길에 다니는 사람을 찾기 힘들때가 많다”라며 “그래서 대부분의 음식점들도 같은 기간 같이 휴가를 떠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