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선생 마술버섯(Golden Teachers)' 자동 탐지”
검찰의 'E-drug 모니터링' 시스템에 자동 알림이 떴다. IP 추적이 불가능한 한 다크웹에서 '환각버섯'으로 만든 마약류 제품이 상품으로 등록됐다는 자동 감지 신호였다.
올 1월 인공지능(AI) 기술 탑재 등이 적용돼 7년 만에 새롭게 변모한 'E-drug 모니터링 시스템'에서는 이미지 문자인식기술(OCR)이 적용됐다. 온라인에서 암암리에 판매되는 마약류 키워드를 자동으로 찾아낸다. 최근에도 다크웹 내 '온라인 마약 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Golden Teachers'란 제품 사진에 있는 그래픽을 자동으로 '환각버섯'이라는 키워드로 바꿔 검찰 모니터링 시스템에 전송이 됐다.
26일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김보성 부장검사)은 지난해 10월부터 다크웹에서 이뤄진 마약류 판매에 대해 수사한 끝에 마약류 판매상과 운반책 등 16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다크웹에서 759회에 걸쳐 8억 6000만 원 상당의 대마 7764g, 합성대마 208㎖, 액상대마 카트리지 98개 등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이트 회원 수만 3962명에 달했는데 다크웹 내 한글 마약류 판매사이트로는 국내에서 가장 크다.
다크웹은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용자들은 특수 소프트웨어를 써야 접속할 수 있다. 이 때문에 IP를 확인할 수 없어 수사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이 같은 난항에 검찰은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7년 만에 업그레이드 된 마약 모니터링 시스템이 효과를 봤다. ‘비전 AI’ 기술이 활용됐다. 모니터링 시스템은 다크웹이나 텔레그램에 거의 모든 온라인 마약 판매글에 들어가 마약류 판매 이미지 내 텍스트를 AI와 광학문자인식 기술을 적용해 수집 즉시 수사기관에 제공한다. 과거에는 사진을 일일이 수집해 사람의 눈으로 확인해야 했는데 이제는 그림이나 이미지도 즉시 키워드로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 속도와 정확도도 수직상승했다.
이번에 붙잡은 다크웹 마약류사범들도 수많은 이미지 추출을 통해 두 명의 판매자의 신원을 특정했고 이들을 붙잡음으로써 나머지 일당들도 검거할 수 있었다.
디지털 기술뿐 아니라 올 2월 마약범죄 특별수사팀 부활도 한몫했다. 음지에서 거래되는 마약류 특성상 다크웹이 주요 거래 플랫폼이 되는데 이미 2017년 다크웹 전문수사팀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1월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해체됐다가 지난 2월 재출범해 이번 수사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