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21·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한국 유도에 메달을 안겼다.
세계 랭킹 3위 허미미는 30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반칙패했다.
허미미는 5월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데구치를 꺾고 우승했지만 이번엔 패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서 허미미는 초반부터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기회를 노렸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인 ‘골든 스코어’로 향했다.
연장 시작 1분 48초 만에 소극적으로 나섰던 데구치가 지도를 받으며 두 선수 모두 지도 2장을 받았다. 하지만 허미미는 2분 35초 만에 지도를 받아 반칙패를 당했다.
허미미의 은메달은 한국 유도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획득한 메달이다. 앞서 이틀간 치러진 남녀 4개 체급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 여자 유도의 은메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별세한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
징역 1년형을 선고 받은 허석 선생은 만기 출옥 후 사흘 만에 별세했고,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