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빈(24·전남도청)이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최세빈은 30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올하 하를란(우크라이나)에게 14대15로 아쉽게 패하며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개인 세계 랭킹 24위인 최세빈은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 획득에 이어 올림픽 메달까지 바라봤지만 아쉽게 한 걸음이 모자랐다.
준결승 전까지 최세빈은 두 번이나 한 점 승부를 펼치며 선전했다. 이날 첫 경기인 32강전에서 타티아나 나즐리모프(미국)를 15대14로 꺾은 최세빈은 16강전에서 현재 세계 랭킹 1위이자 2022·2023년 세계선수권 개인전 우승자인 에무라 미사키(일본)를 15대7로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대표팀 동료 전하영(서울특별시청)과 치른 8강전에선 1대8까지 뒤지다가 15대14로 역전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세계 랭킹 5위이자 2021년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마농 아피티-브뤼네(프랑스)와의 준결승전에선 12대15로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한 베테랑 하를란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다소 체력이 떨어진 듯한 하를란을 상대로 초반에 빠른 공격이 통하며 1라운드는 8대3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11대5로 벌린 뒤 하를란에게 타이밍을 빼앗기기 시작하며 11대12로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승리를 내주고야 말았다.
동메달 결정전 후 최세빈은 "즐기자고 했지만,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지 못하니 아쉽다. 이기고 있다가 잡혀서 더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기고 있는 상황에도 제가 불안해서 잘 풀어나가지 못해 메달에 닿지 못한 것 같다. 올림픽 전에도 언니들은 다 '괜찮다, 좋다'고 하는데 저는 스스로를 의심했다. 제가 저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세빈은 "올림픽에서 4등을 한 선수는 안쓰럽고 불행할 것 같았는데, 많이 얻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상위 랭커들과 맞붙어 본 것도 좋았다"면서 "남자 사브르 오상욱 선수가 파이널 피스트에 선 것을 보고 저도 서면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이어리에 그 바람을 적었는데, 이뤄진 것도 좋다"며 웃어 보였다.
개인전에서 아쉬움을 삼킨 최세빈은 3일 윤지수, 전하영(이상 서울특별시청), 전은혜(인천광역시 중구청)와 함께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 나서 다시 한 번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