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네덜란드 남자 비치 발리볼 선수가 파리 올림픽 경기에 출전해 관중의 야유가 쏟아졌다.
29일(한국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네덜란드 남자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스테번 판더 펠더는 전날 파리 에펠탑 앞 샹 드 마르스 광장에서 열린 비치발리볼 남자 예선 B조 이탈리아와 경기에 매튜 이메르스와 함께 출전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몸을 풀 때부터 관중석에서는 펠더를 향한 야유가 이어졌다. 성폭행 전과를 지닌 그의 올림픽 출전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이다.
앞서 펠더는 지난 2016년 영국 법원에서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19세였던 2014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12세 영국인 소녀를 만나 세 차례 성폭행을 저질렀다.
이후 피해자가 이 같은 사실을 관련 기관에 신고하면서 펠더가 리우 올림픽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있던 2016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영국에서 1년간 수감된 이후 본국으로 송환됐지만, 네덜란드 법원에서 감형을 받아 한 달 만에 출소했다. 2017년부터는 각종 경기에 참가했다. 최근에는 세계랭킹 11위 자격으로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펠더는 “어릴 때 저지른 인생 최악의 실수”였다고 했다.
펠더의 파리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직후부터 그의 전과가 논란이 됐지만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NOC)는 “판더펠더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았고, 성장했다”며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개별 선수의 출전 여부는 NOC가 결정해야 한다"면서 “성폭행 사건은 10년 전 벌어진 일이고, 재발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마련돼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NOC가 펠더의 선수촌 입촌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그는 대회 기간 선수촌 밖에 머물며 다른 선수는 물론,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이를 두고 호주 매체인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경기 후 의무적으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의 결정은 미성년자 강간 전과자를 보호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