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두달 전 방 알아내 AI폭탄 설치…모사드 요원, 원격으로 터뜨려

■도심 테헤란서 폭사 어떻게 가능했나

모사드, 하마스 1인자 숙소 미리 파악

라이시 대통령 사망후 혼란 틈타 반입

“방에 있다” 사실 확인하고 원격 폭파

휴민트·첨단무기 등 역량 총동원 암살

1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장례식에 이란인들이 모여 있다. 일부는 하니예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1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장례식에 이란인들이 모여 있다. 일부는 하니예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를 피살한 폭발물이 두 달 전 숙소에 미리 설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이 ‘최악의 보안 실패’라는 굴욕을 피할 수 없게 된 가운데 폭발물을 설치해 표적 암살에 성공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 역량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2명의 이란 관리와 5명의 중동 관리, 미국 관리 1명을 인용해 하니예가 그가 머물던 귀빈용 숙소에 밀반입된 폭발물로 암살당했다며 해당 폭발물이 약 두 달 전부터 숨겨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했던 하니예는 행사 다음 날인 31일 새벽 2시께 테헤란 북부에 위치한 귀빈용 숙소 6층 건물 중 자신의 방에서 폭사했다.

NYT에 따르면 폭발물이 설치된 시기는 5월 20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시점과 맞물린다. 이란 전체가 추모 분위기에 빠지고 대통령 보궐선거 준비 등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모사드가 잠입해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추론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악시오스는 폭탄을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세계 최고 정보기관으로 손꼽히는 모사드의 첩보 역량이 돋보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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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모사드는 하니예가 사용할 방을 예측하고 숙소 건물의 경호를 맡은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눈을 피해 인공지능(AI) 폭탄을 반입시켰다. 두 달 뒤인 31일 하니예가 방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원격으로 폭탄을 터뜨렸는데 이 과정에서 휴민트(인적 정보), AI 첨단 무기 등 첩보 역량이 총동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하니예는 이란을 세 차례 방문했고 모사드는 이를 모두 파악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하니예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반복적으로 이란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모사드가 그의 행동 패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니예는 주로 카타르에 머물렀으나 이란을 방문할 때면 해당 숙소에 몇 차례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사전에 폭탄을 설치한 것이 아니라 폭탄이 하니예 일행의 수화물에 섞여 숙소로 반입됐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이스라엘과 이란 관계 전문가인 로넨 솔로몬은 폭탄 설치와 관련해 “이란 정권의 반대파나 하마스 내 하니예 반대 세력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니예 암살 사건이 외부 폭격이 아니라 내부에서의 공작이었다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란은 ‘재앙적인 보안 실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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