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 불안에 충격을 받은 국내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려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과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함께 밸류업 세제 혜택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12일 김 위원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보다 단단하고 회복력을 갖춘 증시로 체질 개선을 하려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내실화를 통한 상장기업과 증시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부채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의 경제구조 전환 측면에서 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통해 부채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면 우리 경제의 역동성·안정성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과 관련해 9월 코리아밸류업지수 발표, 4분기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남은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세법개정안에 금투세 폐지와 ‘밸류업 계획 공시 및 주주 환원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 여러 세제 혜택이 포함돼 있다”며 “발표한 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도 향후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경영 문화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인식으로 관계기관과 상법 개정 방안 등을 논의해 정부 입장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아직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지 않은 현대차(005380)·LG(003550)·POSCO홀딩스(005490)·유한양행(000100)·엠로(058970)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 기업의 한 관계자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자사 밸류업 공시에 시장 반응이 냉소적·비판적이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라며 “다만 최근 실제 공시 사례에서 보듯이 회사가 미래지향적이고 주주가치 지향적인 계획을 제시한다면 진심은 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상장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 밸류업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고 국민경제의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는 시대적 과제”라며 “금융투자 업계도 밸류업 노력에 적극 동참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