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경축식에서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두고 야권은 “극우 세력 규합용 선전포고”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5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이) 언론을 통해 대단한 통일 메시지를 내놓을 것처럼 연기를 피웠지만 실체는 정말 연기처럼 공허했다”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통일이 아니라 북한 해방 선언이고, 대화 제의가 아니라 싸우자는 선전포고로 들린다”며 “실무차원의 남북 ‘대화협의체’를 제안하면서 ‘자유가 박탈된 동토의 왕국’, ‘빈곤과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이라고 북측을 힐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대화에 응하길 정말 바라기는 하냐”고 쏘아붙였다.
조국혁신당도 “전형적인 뉴라이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경축식이 끝나고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이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대북 확성기를 더 크게 틀겠다는 선언”이라며 “대북 전단을 막기는커녕 부추기는 발표”라고 주장했다. 또 “이 문제로 국지적 갈등이 생겨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라며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이어 “왜 이 시점에 느닷없이 대북 메시지만 잔뜩 냈냐”며 “친일 문제가 부각되면 친북 문제를 내세우는 뉴라이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경축사 중 ‘1945년 일제의 패망으로 해방이 되었지만’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임시정부와 독립군의 투쟁, 국민의 저항은 이 한 줄 앞에서 속절없이 의미를 잃었다”며 “이게 대한민국 대통령 독트린인가, 아니면 조선총독부 총독의 ‘공산당을 물리치자’ 성명서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축식에 참석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려 “별세계에 살고있는 대통령 같다”고 꼬집었다. 허 대표는 “지금 우리 내부의 통합도 이뤄내지 못하는 대통령이 그 무슨 남북통일을 운운하시는지 현실감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며 “경축사가 아니라 ‘분열사’였다”고 혹평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 통일을 위한 도전과 응전’이란 제목의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고 “오늘 헌법이 대통령에게 명령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의 책무에 의거해 우리의 통일 비전과 통일 추진 전략을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 국제사회에 선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