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호·효성·DL '스페셜티'로 대형사 앞질렀다

■석유화학업계 '성공 방정식'

합성고무가 실적 이끈 금호석화

효성은 스판덱스 등서 우위 지켜

코오롱·LG·DL도 실적 상승세

롯데·한화는 3분기째 적자 대조

업계 CNT 등 미래 소재에 투자

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 제2공장 전경. 사진 제공=금호석유화학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 제2공장 전경. 사진 제공=금호석유화학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이 상황을 타개할 확실한 성공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올 상반기까지 적자를 이어간 반면 고부가가치 위주 업체들은 깜짝 실적을 공개하면서다. 업체들은 속도 차는 있지만 저마다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의 비중을 늘리며 사상 최악의 불황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16일 석유화학 업계가 발표한 상반기 실적을 보면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실적 명암이 확연히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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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스페셜티 전환에 성공한 업체들은 확실히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금호석유(011780)화학은 매출 3조 5200억 원, 영업이익 1978억 원을 신고했다. 중국 업체들보다 기술력에서 앞선 타이어용 합성고무가 실적을 견인했다. 합성고무 부문 영업이익은 2분기 466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85.7%나 뛰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용 고기능성 타이어 합성고무인 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 생산 능력을 연산 6만 톤으로 확대하는 등 신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니트릴 장갑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 NB라텍스도 코로나19 이후 재차 수출이 급증하면서 효자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도 전 세계 스판덱스 시장점유율 1위인 효성티앤씨(298020)와 탄소섬유·아라미드 소재에 높은 기술력을 가진 효성첨단소재(298050)로 실적을 방어했다. 효성티앤씨는 매출 3조 8621억 원에 영업이익 1607억 원, 효성첨단소재는 매출 1조 6773억 원에 영업이익 1295억 원을 기록했다. 효성티앤씨는 패션 브랜드의 판매 확대로 스판덱스 판매량이 증가했고 전통 화학제품인 페트(PET)와 나일론 등 부문의 적자 폭이 줄었다. 효성첨단소재는 전 세계 점유율 1위(50%)인 타이어코드를 중심으로 아라미드와 탄소섬유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또한 성장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타이어코드·아라미드 등 제품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면서 불황을 넘어섰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매출 2조 4452억 원에 영업이익 901억 원을 냈다.

LG화학(051910)과 DL케미칼은 스페셜티 전환 등 노력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사례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323억 원으로 3개 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백색가전과 자동차에 주로 사용되는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합성고무가 실적 선방에 역할을 했다. DL케미칼도 지난해 상반기 15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올해는 2117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DL케미칼이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폴리부타디엔(PB)과 지난해 판매를 본격화한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DL케미칼 관계자는 “범용 중심 석유화학 사업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판단해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사업구조를 개편해왔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탄소나노튜브(CNT), 식·의약용 셀룰로스, 고순도 크레졸 등도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반면 실적의 쓴잔을 맛본 기업도 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10조 3341억 원의 매출과 246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했지만 영업손실은 744억 원에서 크게 늘었다. 전체 매출의 60%가 기초화학 부문으로 이뤄진 롯데케미칼은 첨단소재와 정밀화학 분야의 흑자에도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비상 경영을 선포한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매출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고 내년 CAPEX(설비 투자 규모)도 올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009830)은 케미칼 부문 대표를 남정운 여천 NCC대표로 조기 교체했다. 연이은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화솔루션은 5조 578억 원 매출에 32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케미칼 부문은 2분기 1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는 큐셀 부문 대표를 교체하면서 사업 경영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


유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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