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성인의 경우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알츠하이머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최근 미국 의학 저널 ‘신경학’에 지난 14일(현지시간) 실린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논문에서 연구팀은 3만 1250명을 대상으로 한 14개 국제 연구를 검토해 고혈압과 치매 위험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72세인 참가자들을 4년여간 추적 조사하며 인지 변화 및 치매를 진단했는데, 연구 대상자 중 1415명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혈압을 측정했으며, 고혈압인 참가자일 경우 약물 복용 여부를 파악했다. 참가자 중 36%는 고혈압이 없었고, 51%는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9%는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상태였다.
그 결과 고혈압이 있음에도 치료받지 않는 사람의 경우 고혈압을 관리하고 있거나 만성 질환이 없는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은 환자는 고혈압이 없는 이에 비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36% 더 높았다. 약으로 고혈압을 관리하는 사람에 비해서도 발병 위험이 42%가량 앞섰다.
연구 저자인 매튜 제이 레넌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박사는 “고혈압은 뇌졸중 그리고 뇌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지만 약물을 통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노인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한 결과 혈압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에도 고혈압이 노년층 뇌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당시 부검 결과 혈압이 높은 사람들의 뇌는 정상 범위 혈압을 가진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병 징후와 특징이 더 많이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는 고혈압과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만 보여줄 뿐, 실제로 치료하지 않으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는 가설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또 나라마다 고혈압에 대한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진단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한편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한 유형으로, 기억력·사고력·판단력 및 학습 능력 등 정신 기능이 서서히 쇠퇴하는 장애를 말한다. 초기에는 최근 일어났던 일에 대한 기억력 저하를 보이다가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되면 언어기능 및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이 이상 증세를 보인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